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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nreve님의 서재
  • 카모메 식당
  • 무레 요코
  • 9,000원 (10%500)
  • 2011-02-28
  • : 2,038

영화를 본 것은 3, 4년 전이었던 것 같다. 굉장히 지쳐 있던 어느 저녁,
마음에 한 줄기 쉼을 선물하고 싶어 영화관을 찾았고, 돌아오는 내내
잠시 여행을 다녀온 듯 여유가 느껴졌다.

그리고 이번에 영화의 원작소설로 다시 '카모메'와 만났다.
읽는 내내 오랫동안 만나지 못한 친구들의 소식을 다시 들은 듯 반가웠다.
몇 년 전 지친 나를 토닥거려준 사치에와 미도리, 마사코의 힘든 사정(영화엔
나오지 않는다. 그저 핀란드에서 만난 그 순간부터 그들의 이야기가 시작되었으니)
을 이제서야 알게 되어 다시 한 번 위로받았다.

'이게 옳은 거야, 왜 그렇게 사니?'라고 추궁하는 주위 사람들 앞에서
나도 사치에처럼 답답함을 느꼈고,
모범생처럼 탈선하지 않고 살아온 시간들이 나를 배반하는 그 순간
미도리처럼 벙 쩠으며,
아픈 부모님을 모시는 오랜 기간 동안 마사코처럼 진이 빠졌다.

그런데 이 책이 감동적인 건, 그런 모든 사정은 그냥 배경일 뿐
카모메 식당, 그 낯선 공간에서 담담하게 서로를 이해해주는 친구들과 조우할 수 있다는 거다. 그리고 오니기리와 시나몬 롤, 그런 단순한 음식만으로도 우리가 위로를 받을 수 있다는 거다.
 
영화의 감동을 잊은 줄 알았는데 책을 읽으며 그들의 얼굴을 떠올리고 행복해졌다.
힘들 때 핀란드로 떠나진 못해도, 이 책 속에서 잠깐씩 휴식을 취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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