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서 지내는 것이 슬슬 지겨워질 때쯤, 그러니까 삼십대라는 게 실감이 날 때쯤 주위에서 자꾸 이런 질문이 날아왔다. “왜 남자 친구가 없어요?” “왜 연애를 안 해요?” 남들이 보기엔 살짝 지루한 삶일지 몰라도 혼자서 여행도 많이 다니고 친구들과 어울려 맛집과 카페를 탐방해가며 잘 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허걱. 계속되는 질문을 받다 보니, 서른 넘어 이러고 다니는 내가 어딘가 문제가 있는 것만 같았다. 그리고 주위에 결혼해서 아이를 갖게 되는 친구들이 늘어가면서 점점 이런 내가 청승맞게 느껴졌다.
그때부터였다. 혼자 있는 내가 즐겁지 않았던 게. 혼자 카페나 공원, 미술관 등 한적함을 즐길 수 있는 곳을 찾아다니던 내가, 어느 곳을 가든지 그곳에 있는 커플들을 보며 한없이 자신감을 잃어가게 된 것이다.
이 책은 이런 나의 마음을 무서우리만치 정확하게 짚어준다. 저자가 심리 치료를 하는 과정에서 만난 여러 여자들의 에피소드를 읽으며 나는 ‘나만 그런 게 아니구나’ 하고 살짝 안도의 한숨을 내쉬기도 했고, 여자들이 혼자 있는 걸 두려워할 수밖에 없는 이유들을 읽고 고개를 끄덕거리기도 했으며, 저자가 누군가에게 간절히 기대고 싶어서 결혼을 했다가 이혼을 결심한 이야기를 할 땐 가슴이 서늘해지기도 했다.
싱글인 여성들이라면 가슴에 맺히는 구절들이 참 많은 것 같고, 남자 친구가 있긴 한데 좀 관계의존적인 사람들이라면 이 책을 통해 자기 자신의 소중함을 돌아볼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