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일단 설정만으로도 먹고 들어간다.
밀실 사건이 계속 발생할 수 밖에 없는 사회 환경, 밀실 사건을 정식으로 인정하는 법률 환경 및 법조어, 범람하는 밀실 대행업자와 밀실 전문 탐정, 밀실 전문 건물 조사관... 그리고 그런 사회 환경을 배경으로 크로즈드 서클 안에서 벌어지는 연쇄 '밀실' 사건. 그 사건의 해결 가운데서 군데군데 등장하는 클래식한 미스터리 소설의 소재에 대한 경의와 농담. 그야말로 미스터리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군침을 흘리며 달려들어야 할 책이다.
설정도 설정이지만, 발생하는 사건들이 모두 다 밀실 사건이다 보니, 밀실 사건에서 볼 수 있는 전형적인 도구들 역시도 많이 등장해, 소설 한 권을 읽는 것만으로도 '밀실 박물관'을 방문한 듯한 생각까지 든다. 논픽션으로 <아리스가와 아리스의 밀실 대도감>이 있다면, 픽션으로는 <밀실 황금시대의 살인>이 있다고 해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