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가지의 "중편들, 한국 공포 문학의 밤" 시리즈의 두 번째 책, <사람의 심해>.
주인공의 집안은 조상 때부터 사람이 죽고 나면 몸 안에서 수산물이 나온다.
(책의 뒷표지에도 당당히 써 있으니까, 스포일러는 아니다!)
대체 이런 발상을 어떻게 해낸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엽기적인 설정을 제대로 공포 소설로 맛깔나게 잘 버무렸다.
집안이 죽음 위에 서서 부당하게 죽음을 이용하고 있다고 생각해 집안을 싫어하던 주인공은,
집을 박차고 나가서 회사를 다니지만, 그 회사는[...]
가족과 사회, 그 어디에도 발 디딜 곳 없는 주인공의 안타까운 심리와,
소설 전체에서 임팩트 있게 드러나는 두 사건의 공포가 만나 더 흥미로운 작품을 이뤄냈다.
아, 곰치... 게... 무서워....
(첫 번째 권인 <앨리게이터>보다 이 소설이 더 마음에 들었다.)
"사실 난 네가 좀 부럽다. 이렇게 저기 갈 길 스스로 찾아서 혼자 어엿하게 살고 있고. 네가 나보다 나은 거 아냐?"
정유는 자기 갈 길 따위 모른다고, 어엿하게 사는 법이 있으면 알려달라고 받아치고 싶었지만 관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