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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나 (Malèna, 2000, 94분)

 레나토-주세페 술파로 / 말레나-모니카 벨루치

 주세페 토르나토레 ( Giuseppe Tornatore) - 1956년 5월 27일생

스타메이커(1995)/ 시네마천국(1988)의 바로 그 감독!

- 영화 예술/매체를 작품의 소재로 사용하면서 그에 대한 자의식, 오마주, 패러디를 보여줌
- 소년의 첫 경험. 성애의 욕망. 성장의 통과의례가 늘 나온다.



0> 구불구불하고 좁은 골목. 빽빽하게 들어찬 흙벽집들. 가난한 이탈리아의 마을



 1> 무솔리니가 집권하는 파시스트 정권의 이탈리아, 그 중 시칠리아.
연합군과의 전쟁 선포- 열광하는 국민들- 그리고 13살의 레나토가 새 자전거를 산 날
-레나토의 친구들은 돋보기로 개미를 태워죽이는 장난을 하다 레나토를 맞는다.
-그리고 아름다운 자태로 걸어가는 말레나의 등장.
2> 말레나에게 반해 성적 흥분을 느끼는 성장기의 레나토. 낮에는 말레나 집 맞은편 길에서, 밤에는 말레나의 집 안을 훔쳐보며 시간을 보내기 시작.
3> “젊고 아름다운 여자가 혼자 여기에 있으면 그건 죄라고.” 이발관에서 남자들이 하는 말이다. 니노는 결혼 후 병든 아버지와 말레나를 데리고 왔다. 즉 말레나는 이방인이었던 것.
4> “마 라모레 노” 음악을 들으며 혼자 남편의 사진을 안고 춤을 추는 말레나. 음반을 사서 들으며 말레나와 함께 있는 것을 상상하는 레나토.
5> 말레나의 잦은 외출- 직장을 구하고 아버지를 돌보기 위해서였다.
6> <타잔>, 서부극, <클레오파트라>, <글래디에디터> 등 온갖 영화 속 주인공으로 자신과 말레나를 대입해 상상하는 레나토.
7> 말레나의 남편 니노의 전사 소식- 대놓고 험담하는 마을 사람들



8> 장례행렬에 성모마리아처럼 꾸민 말레나
9> 말레나에 대한 음담패설과 험담이 극에 달아, 라틴어선생인 아버지가 말레나와 인연을 끊고, 더욱 고립된 말레나.
10> 대위와 치과의사가 말레나를 두고 싸우는 일이 발생해 재판을 받게 된 말레나.
11> 재판에서 변호사가 하는 말. “죄가 있다면 바로 그건 그녀의 아름다움입니다! 모든 사람들이 질투할 정도로!” “오랫동안 미망인으로 살아온 이 젊은 여인에게 새로운 삶에 대한 보호가 과연 이루어질 수 있겠습니까?”
12> 재판은 이겼지만 변호사는 변호료로 말레나의 육체를 요구한다.
13> 극장에서 창녀인 지나 옆에 앉아 사정에 이르며 자신을 영화속 무솔리니와 동일시
14> 어머니의 반대로 변호사는 말레나와 결혼하지 못하고 그녀를 버리게 된다.
15> 공식적으로 가족에 의해 긴바지를 입게 된 레나토. 긴 바지를 보고 이발사는 작은 의자를 내려놓고 큰 의자로 안내하며 선생님 호칭을 쓴다.
16> 빵과 설탕을 구하기 위해 몸을 팔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내몰린 말레나
17> 설상가상으로 공습에서 말레나 아버지가 죽게 된다.
남편과 아버지, 여자를 보호하는 울타리로서의 남자를 모두 잃고 완전히 혼자가 된 말레나
18> 아버지의 장례식에서 많은 사람들이 애도를 표하면서도 그녀에 대한 욕정을 표출한다.
19> 의식처럼 스스로 머리카락을 자르는 말레나.


20> 빨강머리로 염색하고 창녀처럼 입고 광장에 나선 말레나. 생계를 위해 창녀를 선택.
21> 독일인에게 몸을 파는 말레나와 그것을 욕하는 마을 사람들
22> 아버지는 레나토를 창녀촌으로 데려가고 동정을 떼게 한다. 말레나와 닮은 여자를 선택.
23> 연합군이 집권당이 되어 거리로 들어오고, 무솔리니의 사진이 떨어지고, 무조건 환호하는.


24> 동맹군에서 연합군으로 체제가 바뀌는 상황을 틈타 말레나를 끌어내 집단 학살, 린치를 가하며 머리칼까지 자르는 등 임의의 처벌을 내리는 마을 여자들. 그저 분위기에 휩싸여 좋아하던 레나토는 흥분하고 격양된 사람들의 무자비하고 끔찍한 박해를 무력하게 지켜본다.
25> 집을 두고 메시나행 기차에 몸을 실어 마을을 떠나는 말레나
26> 팔 한 쪽을 잃고 인도에 잡혀있다 돌아온 말레나의 남편, 니노.
27> 사람들은 파시스트 정권에서 징집되어 싸우다 돌아온 그를 학대하고 무시한다.
28> 니노에게 편지로 진실을 말하는 레나토
29> 아내를 찾아 떠나는 니노.
30> 1년 뒤 변함없는 마을. 치과의사는 여전히 마을 여자에게 추파를 보내고, 변호사는 여전히 마마보이다. 레나토만이 좀 더 자라 여자친구가 생겼다.
- 팔짱을 끼고 나타난 말레나와 니노. 모두들 숨죽이고 소곤대며 그들을 본다.
31> 시장을 보러나온 말레나에게 인사를 건네는 마을 여자들. 린치를 가했던.
-말레나는 그들을 돌아보며 천천히, 인사에 답한다. “본존느” 이 인사는 그들 간의 화해이지만 정당한 사과와 용서를 통한 화해가 아닌, 지난 일을 덮어두겠다는 무언의 동의다. 이에 화답하면서 말레나는 마을 여자들과의 친분관계를 약속받고, 마을 여자들은 그들의 집단 폭력의 자책감을 잊게 되는 것이다.
32> “나는 힘껏 페달을 밟았다. 도망이라도 치듯, 욕망, 순수, 그리고 그녀로부터. ... 내가 결코 잊을 수 없었던, 내게 기억할 거냐고 묻지 않았던 단 한 사람 말레나” 

 ※ 해석 가능태
1) 레나토- 성장담
“영화 관람은 어떤 측면에서는 관음증 환자들의 집단 체험이라고 할 수 있다. 영화는 관객에게 정단한 응시의 권리를 주고 내밀한 타인의 삶을 정당하게 엿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장르인 셈이다. 아무래도 관음증의 최종결과는 자아/타자/집단이 이루는 관계 혹은 삶과 현실에 대한 통찰이어야 되지 않을까. <말레나>는 이러한 통찰에 접근해가는 한 아이의 모습을 통해, 영화의 관음적 태도가 겨냥하는 바를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소년은 이해해나가기 시작한다. 말레나의 진실과 아픔과 진정한 모습을, 그리고 거친 삶에 내재된 인간의 배신과 비겁함을.” (김남석, p283-4)
2) 말레나(니노) VS 마을 사람- 희생양 매커니즘과 회귀


  르네 지라르는 인간 사회를 유지하는 기본 동력은 질서나 이성이 아니라 폭력이라고 말한다. 일정한 기간이 경과된 사회 내부에는 폭력 성향이 팽만하게 되고, 이 성향을 무마하는 해법도 폭력이라는 것이다.

“정체불명의 장애물과 같은 두려운 재앙과 싸우던 사회의 다수 계층들은 박해의 매커니즘을 통해서 그 집단의 욕구 불만과 불안을 희생양에게 쏟음으로써 대리 만족을 하게 된다. 이때 희생양들은 집단 전체와 잘 통합되지 않는 소수파이기 때문에 집단은 이들을 박해하는 데 쉽게 단결될 수 있는 것이다.” (󰡔희생양󰡕, p70)


* ‘희생양’이라는 개념은 희생양의 무고함과 함께 희생양에 대한 집단 폭력의 집중과 이 집중의 집단적 결과, 박해자들의 죄의식, 박해자들이 그들의 진정한 체계인 단순하지 않은 환상 속에 빠져 있다는 사실을 모두 포함하고 있다. (󰡔희생양󰡕, p70, 73)


* 희생양 메커니즘의 네 가지 전형
① 사회 문화적 위기, 전면적인 무차별화에 대한 묘사 → 전쟁 중. 민심이 흉흉. 집권당의 변화
② ‘무차별화’의 범죄 → 배신과 간통이라는 범죄가 횡행
③ 범죄 용의자들이 희생양으로 선택될 징후나 무차별화의 역설적인 지표
→ “성공과 실패, 아름다움과 추함, 악과 선, 호감과 거부감을 유발하는 힘과 같은 극단적인 성질들도 결국에는 모두 집단의 분노를 자극한다.” (󰡔희생양󰡕, p35)
말레나는 너무나 아름답다는 이질적 특성을 지닌 말레나는 다른 사람들과 구별된다.
여성들의 입장에서 자신의 남편, 남성들을 들뜨게 한다는 ‘죄’가 있다.
결혼에 의해 그 마을에 들어온 이방인이라는 위치.
아버지와 남편이 모두 죽어 마을 사람들과 연결된 고리 혹은 친분이 전혀 없는 고립 상태.
(그 절박한 이유와는 관계없이) 창녀라는 직업으로 전락한 죄.
④ 처형 : 위기의 책임을 희생양에게 씌워서 폭력을 가하거나 적어도 공동체에서 추방


* 신화에서는 사회상황의 위기가 전적으로 희생양 탓이라고 연결되지만, 현실에선 그렇지 않다. 희생양을 처벌하는 행위는 집단 욕망을 해소하는 일일뿐 실제적인 문제해결과는 전혀 연관없다.
* 신화에서는 희생양에 의해 없어지든지 위태롭게 된 질서는 희생양에 의해 다시 재건되거나 새롭게 만들어진다. 즉, 위반자가 그가 위반한 그 질서의 회복자로 바뀌는 아이러니가 발생하는 것이다. 이것이 ‘원초적’ 성스러움의 수수께끼이다. 그러나 <말레나>의 결말처럼 현실(혹은 그와 가까운 리얼리티에 기반한 묘사)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은 희생자의 위치는 회복자로 상승시키는 방향이 아니라 박해자들의 죄책감을 덜어주는 한에서만 가능하다. 마을 여자들이 말레나를 받아들이고 그녀 역시 자신을 욕보이고 구타한 이들에게 인사를 건네는 것은 성스러움이 아니라 현실의 불합리, 치욕, 여전한 약자로서의 치욕적 위치, 역사에 대한 봉합에 지나지 않는다. 오히려 박해자들의 가증스러움과 교활함을 증가시키는 것이다.
3) 메타 영화
‘영화’ 자체에 대한 자의식적 접근이 배제되었는데도, <말레나>에서 영화에 대한 물음을 상기하게 되는 이유는 레나토의 ‘바라봄의 행위들’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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