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세대 감독 대표주자.65년 상하이에서 출생, 상하이미술학교에서 애니메이션을, 베이징전영학원에서 영화연출을 전공한 로우예 감독은 93년 <주말연인>으로 국제영화계에 알려지기 시작했고, 97년 독립영화 제작자가 되어 중국 청년영화감독조직 아래서 중국 최초의 디지털영화 <초특급도시>를 기획, 제작했다. 99년 제작한 <수쥬>로 2000년 로테르담국제영화제에서 대상을, 파리국제영화제에서 최우수영화상을 수상했다. 베이징에서 자신의 영화이력을 시작했지만 발표하는 작품마다 ‘상하이’라는 대도시에 대한 편애를 줄곧 드러냈던 상하이 토박이 로우예 감독. 평소 “우리 주위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평범한 일도 상하이에서 발생한다면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며 상하이라는 역사 깊은 도시를 영감의 원천으로 여겨왔다. 그가 이번에 주목한 것은 지금까지 다루어온 동시대의 풍경이 아닌 20년대 말 30년대 초, 옛 상하이(老上海)의 모습이다.

Purple Butterfly, 2003
1. 화려한 영상. 주황, 파랑, 갈색 계열이 주를 이룬다. 흔들리는 핸드헬드로 가깝게 다가가 어지러운 화면.
2. 계속 적적하고 우울한 분위기를 형성하는, 시도 때도 없이 내리는 비.
3. 암울하고 적대적인 시대가 만든 비극적인 사랑. 사랑보다 혁명과 조국이 먼저였던 이타미와 딩후이. 혁명 따윈 상관하고 싶지 않았으나 전쟁과 조국과 혁명으로 사랑과 삶을 잃어버린 시투(사진).
4. 매우 반정부적이고 좌파적인 성향이라 들었는데, 이 영화에서 리우예 감독의 시선은 혁명의 당위성과 조국의 가치를 주장하기보다 전쟁과 이데올로기 대립이 개인의 주체성과 삶을 얼마나 폭력적이고 강압적인 방식으로 침해하는가에 결정적인 주제의식을 담는다.
5. 장쯔이와 나카무라 토오루가 연기한 연인관계는 시대가 만든 줄리엣과 로미오의 전형적이고 진부한 스토리였다. 영화의 진정한 주인공은 시투역을 맡은 리우예. 변기에 앉아 눈물을 흘리던 연기는 압권이었다. 다양한 얼굴을 가진 배우임이 분명하다.
6.신작 <여름궁전>이 기대된다. 역시 시대적 불운과 사랑에 대한 이야기라는데, 국도극장에서 곧 개봉한다는 정보를 알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