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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웰컴 투 탄광촌 이발소
  • 오쿠다 히데오
  • 15,120원 (10%840)
  • 2025-02-07
  • : 1,820

'웰컴 투 탄광촌 이발소'는 '오쿠다 히데오'작가의 연작 소설집이다. 오쿠다 히데오는 2004년 출간한 '공중그네'나 2005년 '남쪽으로 튀어'로 이미 유명한 작가다. 이 소설 또한 2017년 출판되었던 무코다 이발소의 개정판이다. 다만 이 작품은 전에는 읽은 적이 없어 재미있게 읽었다. 오쿠다 헤데오의 다른 작품은 전에 읽은 바가 있다. 꽤 반갑게 느껴졌다. 그는 사회 비판적인 시각을 담은 현실적인 이야기를 많이 하는 작가다. 이번 소설도 마찬가지다. 이번 소설은 과거 탄광 사업으로 번영했다 쇠락해가는 '도마자와'를 배경으로 한다. 과거 번영을 누렸던 이 소도시는 현재 우리나라의 모습과 너무 흡사하다.

어느 날, 도시에서 회사 생활을 하던 아들이 회사를 그만두고 탄광촌 시골 이발소를 잇겠다고 돌아오며 이야기는 시작한다. 이후 여섯 편의 이야기가 펼쳐지는데 결코 '허구'스럽지 않다.

'일본' 작가의 글임에도 '국적'을 초월하는 공감을 주었다. 특히 시골에서 어린시절을 보낸 입장에서 '시골'을 이처럼 사실적으로 표현할 수 있다는 게 놀랍기까지하다.

소설은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인해 점차 활기를 잃어가는 마을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일상을 담는다. 극적인 이야기라고 할 수 있는 내용과 그저 소소한 일상을 닮은 내용이 이어진다.

소설 중 '중국인 신부'에 관한 내용이 나온다.

젊은 여성들이 '시골 생활'을 기피하면서 신부를 찾기 어려워진 남성 중 일부가 중국인 여성과 결혼을 하는 내용이다.

이 짧은 설정은 그저 표면적이다. 이 설정을 풀어가는 과정이 너무 사실적이다. 사실 어린시절부터 시골에 살던 내가 특히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다.

시골에 마음이 편한 부분이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부분도 있다. 흔히 말해 작은 마을에서 '사생활'은 거의 보장 받지 못한다.

어린시절 우리은 현관은 여닫이 문이었다. 당연히 잠금장치 같은 것은 있을리가 없고 대문도 없다. 그저 차타고 마당에서 내려서 '드르륵'하고 문을 열면 안방까지 시원하게 들여다 볼 수 있는 구조였다.

주변 과수원에서 일을 하시던 어른들은 대뜸 문을 '드르륵'하고 열어서 '아버지 계시니?'하고 묻고 '물 한잔만 주라'하셨다.

어른들은 종종 현관문을 열어 먹을 것을 놓고 가시기도 했고 때로는 제집처럼 뭔가를 집어 가시기도 했다. 그런 환경에서 살다보면 역시나 '사생활'같은 것은 없다.

누군가가 나의 이야기를 묻고 다니지는 않았지만, 내가 알고 싶지 않던 친구며, 사촌이며 지이들의 이야기가 나에게 너무 쉽게 들리는 것을 보면 나의 이야기도 그렇게 퍼지고 와전되고 있을 꺼라는 생각이 들었다.

소문이라는 것이 항상 좋은 이야기에는 침묵하고 좋지 않은 이야기는 확장하는 편이라 항상 어린 시절 그런 환경이 싫었다.

한 번은 택시를 탔는데, 기사님이 '이름'과 '사는 곳'을 물으시고, '아버지'와 '할아버지' 성함도 물으셨다. 그러고는 '혹시 할아버지 존함이 000 아니냐'하셨다. 당황스럽게도 맞았다. 항상 모든 행동거지를 조심히 해야하는 시골에서의 삶이 문뜩 떠올랐다.

중국인 신부와 혼인을 했다는 청년은 과거의 활발함을 잃은 채 조용히 살고 싶어 한다. 그러나 흔히 말하는 '시골 인심'은 당사자가 원치 않은 방식으로 사회로 그를 이끌려고 하고 간섭하기 시작한다. 그 불편함이 소설이지만 뚫고 내 피부로 느껴졌다. 소설의 배경은 일본이지만 지금의 시골 어딘가이고, 과거의 내 기억이기 때문이다.

아무튼 소설에서는 이 활기를 잃어가는 동네를 묘사하고 또 이 마을을 살리기 위한 사람들의 노력을 이야기하기도 한다. 작은 마을이 소멸되어가는 현대 대한민국과 일본에서 있음직한 이야기를 정말 가감없이 썼다. 그 와중에 유머러스하고 쉽고 간결한 그의 문체는 기술적으로 글을 읽어가는 재미도 한층 덧붙였다. 소설은 2022년 동명의 영화로 제작됐다고 한다. 소설을 읽고 나닌 이 영화도 나중에 꼭 챙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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