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탐정의 저주 - 히가시노 게이고, 이혁재 역, 재인(2011)
명탐정의 저주
줄거리
TV 드라마 시리즈로도 각색되어 방영되었던 <명탐정의 규칙>의 후속작으로, 전작의 주인공들이 다시 등장해 새로운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자료 수집차 도서관에 간 소설가가 도서관 내부에서 길을 잃고 알 수 없는 세계로 이끌려 간다. 그곳은 생긴 이유도, 역사도 알 수 없는 저주받은 마을. 자신이 살던 곳과는 다른 차원인 그 세계에서 어쩐 일인지 사람들이 그를 알아보며 ‘덴카이치 탐정‘이라 부르고, 마을의 도굴품을 찾아달라는 의뢰를 맡긴다. 사건 의뢰를 맡아 해결에 나선 그의 앞에 연달아 살인 사건이 발생하는데….
페이지
p.98
˝만약 그게 살인이라면 덴카이치 탐정님이 말하는 본격 추리 사건이 되는 건가요?˝
˝그렇지.˝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야말로 본격 추리의 세계지.˝
˝이곳에는 본격 추리라는 개념이 없는데 어떻게 그런 사건이 일어났을까요?˝
˝모르겠어. 혹시 누군가 그런 개념을 갖고 들어온 건지도 모르지.˝
˝그 밀실 수수께끼가 풀릴까요?˝
˝풀 수 있고말고. 인간이 만든 트릭을 인간이 풀지 못할 이유가 없어.˝
pp.222-223
˝저희 셋 다 어린 시절부터 내내 그런 소설을 읽고 싶어 했습니다. 하지만 어디에도 그런 소설은 없었습니다. 살인 사건을 다루고 범인을 밝혀내는 소설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것들은 하나같이 따분할 정도로 현실적인 환경과 상황에 둘러싸여 있습니다. 살해되는 사람은 기업의 비밀을 쥐고 있는 사원이거나 불륜에 빠진 여사원이고, 그런 살인의 배후에는 사회 문제라는 것이 가로놓여 있습니다. 결국 작가의 목적은 사회 문제를 지적하는 것이고 살인 사건을 규명하는 일 따위는 부수적인 것에 불과합니다. 우리들은 그런 건 읽고 싶지 않았습니다. 수수께끼 그 자체를 즐기는 소설을 읽고 싶었습니다. 결국 우리는 똑같은 생각에 이르게 됩니다. 그래, 내가 직접 쓰자. 그러다가 우리 셋은 대학에서 만났고, 그런 생각을 가진 사람이 나 말고 또 있다는 사실에 크게 감격했습니다. 그리고 어떻게든 이 새로운 소설을 완성하자고 맹세했습니다. 하지만 힘없는 우리가 아무리 외쳐 대도 세상은 주목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사회파 작가인 히다 선생의 문하생으로 붙어 있으면서 기회를 엿보기로 했던 것입니다. 히다 선생을 선택한 이유는 인기 작가라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존경하지도 않았습니다.
pp.314-315
˝여긴, 소설 속의 세계야.˝
˝일반적인 소설은 아니야.˝
˝물론 그것도 알지. 여기는,˝
나는 재차 주위를 둘러봤다.
˝본격 추리 소설의 세계였어.˝
그러자 문지기는 입 끝에 기분 나쁜 미소를 흘리며 말했다.
˝좋군, 그 과거형 말투. 본격 추리 소설의 세계였다, 흠…… 그래. 그건 과거의 일이야. 지금은 다르지.˝
˝내가 추리 소설을 쓰기 시작할 무렵, 아니 추리 소설이라는 것에 흥미를 갖기 시작할 무렵 내 머릿속에 있던 세계야. 그 세계를 무대로 얼마나 많은 소설을 썼는지 몰라. 덴카이치는 그때 내 소설에 등장하던 탐정의 이름이었어.˝
˝그때 당신은 젊었어. 아니 어렸지. 그래서 이런 시시한 세계를 만들게 된 거야.˝
˝그렇지만 이건 마음의 놀이터였어.˝
흥. 관리인이 콧방귀를 뀌었다.
˝누구라도 나이를 먹으면 지난날의 놀이터가 그리워지는 법이지. 하지만 그뿐이야. 그보다 나는 네가 기억해 냈으면 해, 그 놀이터를 버린 건 다름 아닌 너였다는 사실을. 누가 명령해서 한 일도 아니야. 네가 자신의 뜻에 따라 결정한 것일 뿐.˝
˝잊지 않았어. 그렇게 한 걸 후회하지도 않아.˝
˝그래? 안심이군˝
˝나는 이 세계에 대해 뭔지 모를 부족함을 느꼈어. 나에게는 이 세계 외에 하고 싶은 것, 해야 할 것들이 많다는 걸 깨달았어. 그런데 그러려면 여기서 나가야만 한다는 걸 알게 됐지.˝
˝그로부터 너는 밀실로 대표되는 본격 트릭을 버렸어. 본격 추리 소설이라는 것 자체를 회피하기 시작했다고.˝
그러고서 관리인은 킬킬거리며 이렇게 말했다.
˝밀실로 작가 데뷔를 한 주제에 말이지.˝
˝나에 대해 아직도 그런 이미지를 가진 사람이 많아.˝
˝이미지 변신은 힘든 일이지.˝
p.325
˝리얼리티, 현대적 감각, 사회성. 이 세 가지를 큰 축으로 삼고 싶어요. 그러지 않으면 앞으로 추리 소설계는 살아남을 수 없어요. 트릭이라든지 범인 알아맞히기 따위로는 어렵습니다.˝
˝동감입니다.˝
쓰노야마도 맞장구를 쳐 주었다.
이후로 그와 주고받은 말들을 생각하니 쓴웃음이 나온다. 쓰노야마와 나는 요즘 인기 있는 젊은 작가들이 쓴 클래시컬한 본격 미스터리들을 신이 나서 깎아내렸던 것이다. 시대에 뒤떨어졌다느니 외국에서는 성인들은 읽지 않는다느니 하면서.
분류(교보문고)
소설 > 일본소설 > 미스터리/스릴러소설
기록
2026.06.30(火) (초판 1쇄)
워
다.
한 줄
본격과의 완전한 안녕
오탈자 (초판 1쇄)
못 찾음
확장
모르그 가의 살인 - 에드거 앨런 포, 권진아 역, 시공사(2018)
p.92
˝출입이 불가능한 방에 어떻게 드나든다는 거지? 마법이라도 사용하는 건가?˝
˝마법이 아니라 트릭입니다, 트릭. 착각을 이용하거나 맹점에 착안하는 거죠.˝
˝흐음…….˝
오가와라 경감은 여전히 이해가 가지 않는 눈치다. 가만 보니 다른 사람들도 영 석연치 않다는 얼굴이었다.
˝그러니까, 그런 트릭을 이용한 사건이 동서고금을 통해 많이 있었다 이 말이야?˝
경감이 고개를 삐딱하게 기울이며 물었다.
˝그럼요, 많지요. 모르그가의 살인, 노란 방의 비밀, ‘유다의 창‘ ……. 그리고 일본에도 많습니다. 혼징 살인 사건이라든가……. 들어 본 적 없습니까?˝
추리소설의 시초라고 여겨지는 모르그 가의 살인. 원점으로 돌아가야 할 때 한번 다시 차근히 읽어봐야겠다.
제로의 초점 - 마쓰모토 세이초, 양억관 역, 이상북스(2011)
p.96
책장을 올려다보던 내 눈에 맨 먼저 들어온 것은 『제로의 초점』이라는 소설이었다. 이 세계에도 마쓰모토 세이초라는 작가는 존재하는 듯하다. 『눈의 벽』 『푸른 묘점』 『노란 풍토』 『구형 황야』 『살아나는 파스칼』 등의 작품도 있었다. 다만, 시간표 트릭으로 유명한 『점과 선』은 보이지 않았다.
기록을 찾아보니 2013년에 읽고 내용을 남겨두었다. 사회파를 선호해서가 아니라 그때는 닥치는 대로 읽어서 마쓰모토 세이초라는 대작가의 이름값으로만 책을 집어 들었는데.. 다시 읽어보면 어떤 느낌일까?
저자 - 東野圭吾(1958-)
원서 - 名探偵の呪縛(199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