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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utnik1122님의 서재

음성문화는 개체군의 진화적 분리를 촉진하거나 지연시키는 역할이외에도 위험에 처한 종을 멸종에 더욱 취약하게 만들 수 있다. 개체군 밀도가 너무 낮아지면 동물이 서로를 찾기가 힘들어지며 어린 새들이 종의 노래를 온전히 배우지 못한다. 이를테면 오스트레일리아블루산맥에서는 몸이 검은색과 황금색이고 꽃꿀을 먹는 조류인 으뜸꿀빨기새의 개체수가 수백 마리까지 줄었다. 그런데 최근 상당수가다른 종의 노래를 비롯하여 특이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지난 몇십 년간 녹음한 것과 비교하면 지금의 새들은 노래가 더 단순해졌다.적절한 선생이 없어서 어린 새들은 다른 종의 소리를 훔치거나 제멋대로 지어낸다. 이렇게 기형이고 종종 엉성한 노래를 하는 수컷들은암컷에게 매력이 떨어진다.- P240
인간과 명금의 성숙한 뇌는 형태가 매우 다르지만, 발성학습에 필요한 신경망의 일부는 같은 유전자에 의해 만들어진다. 학습의 패턴과 과정도 비슷하다. 그렇다면 우리가 새들의 떨리는 미숙한 노래를 듣고 미소를 짓는 것은 단순히 감정에 이끌려서는 아니다.
내면에서 솟아오르는 기쁨은 차이를 넘어선 동류의식을 떠올리게한다.
동류의식뿐 아니라 독특함도 있다. 우리는 별난 종이다. 우리와 가까운 친척인 영장류 중에서 우리만큼 발성 학습에 능한 종은 없다. 나머지 영장류의 복잡한 행동과 문화는 발성 학습이 아니라 시각적·촉각적 관찰을 바탕으로 한다. 인간 아닌 영장류는 뇌 기능도 다른 듯하다. 인간의 발성 학습에 필수적인 뇌 부위는 다른 영장류 종의 발성에서는 사소한 역할에 머무른다. 자연 질서에서 인간의 특별한 위치를마련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이 고유함에 주목한다. 하지만 조류와 고래 같은 발성 학습자에게서 소리의 문화적 진화가 일어나는 것을 보면 인간의 발성 학습은 고유하다기보다는 유사한 듯하다. 동물계에서발성 학습과 문화로 이어지는 길은 여러 가닥이다.- P247
수백만 년에 걸쳐 분기들은 지역 전체에 저마다의 소리 특성을 부여할 정도로 규모가 커진다. 이 과정은 물, 암석, 바람의 소리를 빚어내는 과정과 대조적이다. 일정한 크기의 빗방울은 아메리카의 암석에떨어지든 이스라엘의 암석에 떨어지든 오스트레일리아의 암석에 떨어지든 똑같은 소리를 낸다. 반면에 이 장소들에 서식하는 동물의 노래는 설령 크기와 생태가 매우 비슷하더라도 물리 법칙으로 도출할 수없다. 동물 소통의 역사와 변칙 또한 생명의 음성에 우연과 변덕의 흥미로운 층을 더한다.
지구상의 어느 장소에서든 토착 동물과 이주 동물의 음성을 둘 다들을 수 있다. 이러한 조합 중에는 최근에 형성된 것도 있지만-이를테면 북아메리카 전역에서 미국까마귀와 나란히 노래하는 유럽찌르레기처럼-동물의 생물지리 이야기들은 대부분 더 깊은 뿌리가 있다. 수천만 년 전, 수억 년 전을 돌아보면 모든 동물군의 현재 분포는일부 종이 보금자리를 지키고 다른 종이 새 땅을 찾아 나선 결과임을알 수 있다. 그런 다음 각 유형 중 일부가 새 종으로 갈라져 지리와 분류의 풍성한 착종)을 만들어낸다.- P272
숨으로 이루어지고 찰나에 사라져버리는 소리가 바위보다 오래될 수 있다.
주변 동물 음성에 귀를 기울이는 것은 공기 진동으로 이루어졌으되 대륙 이동과 고대 동물의 대륙 이주로 다양해진 소리의 지질학이남긴 유산을 듣는 것이다. 암석과 달리, 소리의 여러 형태를 (시간의 흐름에도 불구하고) 간직하는 영속적인 물리적 실체는 존재하지 않는다. 대신 동물 소리의 형태는 연약한 DNA 가닥 속에서 전달되었으며, 노래를 배우는 종의 경우) 새끼와 연장자의 끊임없는 연결 사슬을 통해 세대마다 새로 만들어졌다.- P281
뼈, 상아, 숨
4만 년 전 지금의 독일 남부에 있는 빙기(氷期) 동굴에서 새로운 종류의 소리가 탄생했다. 이 소리는 휘파람 한 소절에 불과할 만큼 단순했으며 동굴 밖에서 노래한 새와 곤충의 복잡성과 범위에 비하면 보잘것없어 보였다. 하지만 그 소리는 혁명이었다. 그 소리가 창조된 순간 지구의 생성력은 문화적 진화를 발판삼아 솟구쳐 뻗어갔다.
들어보라. 영장류의 입술이 알맞은 모양의 새 뼈와 매머드 엄니에숨을 불어넣는 소리를. 이로써 키메라가 생겨난다. 사냥꾼의 숨이 먹잇감의 뼈에 생명을 불어넣는다. 이제껏 지구 어디에도 없던 원천에서공기가 진동하여 가락과 음색을 만들어낸다. 악기가 탄생한 것이다.- P2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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