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정원과 들판에서 듣는 새들은 여섯 달도 더 전인 지난여름에처음으로 들은 소리를 실험하고 있다. 갓난새끼일 때와 갓 날개가 돋았을 때 그들은 부모와 이웃의 노래에 귀 기울였다. 그들은 무아지경의 속삭임으로만 노래했지만, 깩깩 보채는 소리와 다양한 형태의 짹짹 음과 트릴을 구사하기도 했다. 그들이 지난여름 들은 성체의 노래에 대한 기억은 이제 자신의 시도를 평가할 잣대가 된다. 새들은 몇주에 걸쳐 여러 조합을 시험하여 최종판을 추린 뒤 그 노래를 자신의것으로 쓸 것이다. 이것은 인간이 소리를 배우는 방식과 딴판인 기억술의 위업이다. 우리는 순간순간 듣고 발화하는 주고받기의 방식으로소리를 가다듬는다(단, 유아는 소리를 따라할 수 있기 전에도 많은 소리를 알아듣는다).
인간 부모와 걸음마쟁이에게 귀 기울여보라. 아이가 어린애 말투로시도한다. 부모는 미소 지으며 어른 말투로 고쳐준다. 아이가 고집한다. 어른이 다시 한번 되풀이한다. 몇 달, 몇 년에 걸친 이중주는 유아의 말소리를 어른의 형태로 다듬는다. 이에 반해 참새의 듣기와 발성은 시간과 공간 면에서 훌쩍 떨어져 있다. 6월에 퀘벡 북부에서 들은노래는 새끼 참새의 뇌에서 겨울을 난 뒤에 그해 후반 테네시에서 두살배기의 머뭇거리는 발성 시도로 되살아난다. 몇 달간의 기억이야말로 참새의 노래를 숙성시키는 선생이다.- P228
이렇듯 연안의 문화 단위가 작은 규모인 것은 노래 방식들의 조각보를 만들어내는 소규모의 교란 때문이다. 화재 같은 재난이 일어나지 않는 시기에는 순응주의자 흰정수리북미멧새 사회 안에서 발성학습을 통해 각 동네 안의 노래 차이가 유지된다.
산지나 북방림 가장자리 출신의 흰정수리북미멧새들은 겨울마다남쪽으로 이주하기에, 안정된 공동체를 이뤄 살아가지 않는다. 그들의 노래는 지역마다 다르지만 그 규모는 수십 미터가 아니라 수백 킬로미터다. 이것은 분포 범위가 넓은 이동성 조류 특유의 패턴이다.
여행의 즐거움 중 하나는 각 조류 종의 지역적 변이형을 듣는 것이다. 친숙한 길의 바깥으로 발을 디디면 친숙하게 듣던 노래에 새로운변화가 더해지거나 특이한 요소가 덧붙는다. 이러한 소리의 지리는종마다 규모와 짜임이 다르며, 각 종의 창조성과 순응성이 어떻게 균형을 이루는가에 따라 정해진다. 가장 조밀하고 지방색 짙은 지리적분포를 나타내는 것은 대부분 거의 이동하지 않고 새끼들이 근처에자리 잡는 집돌이들이다.- P2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