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하는 장성 밖의 요충지다. 강희제 때부터 여름이면 늘 황제가 이곳에 행차하여 더위를 피하곤 했다. 궁전들은 별반 화려한 장식 없이 소박하게 꾸며져 있다. 이궁을 ‘피서산장‘이라 부른다. 황제는 이곳에서 때로는 책을 읽고 때로는숲과 시내 사이를 거닐며 유유자적 노닐었다. 겉으로는 태평하게 휴가를 즐긴듯 보이지만, 그 속내는 험준한 요새인 이곳에서 몽고의 목을 틀어막고자 함이었다. 북쪽 변방 깊숙이 자리 잡아, 명목은 피서지만 사실은 황제 자신이북쪽 오랑캐를 막고 있는 셈이다. 이는 마치 원나라 시절, 황제가 해마다 풀이돋으면 수도를 떠났다가 풀이 시들면 남으로 돌아온 것과 같다. 대체로 황제가 북쪽 가까이 머무르면서 자주 사냥을 나서면 북방 오랑캐들이 함부로 내려와서 말을 방목하지 못한다. 그래서 황제의 행차 시기를 늘 풀이 돋아나고 시드는 때로써 정하는 것이다. 피서라 이름하게 된 연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올봄에도 황제가 남방을 순행하고서 곧바로 이곳 열하로 왔다고 한다.- P1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