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미자 작가님의 자유로운 선과 색이 돋보이는 <깜깜하지 않은 밤에>도 어린시절 나와 내 동생처럼 잠자고 싶어하지 않은 아이가 나온다.
분명 내가 어렸을 때도 어린이는 잠을 일찍자야 큰다면서 어른들은 나와 동생을 일찍 자라고 했었다.
밖에서 신나게 놀고 왔어도, 저녁밥 먹고 텔레비젼도 오래오래 보고 싶고,
일하다가 집에 늦게서야 돌아오시는 아빠가 도데체 뭘 사오실까 궁금해서도 잠을 자고 싶지 않았다.
거기에 여름에는 해가 길어서 오래 밖에서 놀다가 들어오니 밤에 지쳐서 일찍 잠들어도...
날이 추워지기 시작하고 밤이 길어지는 가을 겨울에는 더 밤에 꼼지락꼼지락 잠을 자고 싶어 하지 않았다.
책 속 커다란 이불을 둘러쓰고 숲으로 캠핑가는 아이의 모습은, 이불을 둘둘 말고 김밥 놀이도 하고 의자 위에 뒤집어 씌워 우리만의 집을 만들어 그 속에 숨어 놀았던 나와 동생 같아서 웃음이 절로 난다. 그러다가 귤 까먹으면서 만화책을 보기도 하고, 잡기 놀이도 했었는데..... 우리의 어린시절 모습이 책 속의 아이의 모습과 닮아있다. 결국에는 킥킥거리고 장난치다가 엄마에게 혼나고 다시 이불속에 숨어 있다 잠들었던 기억도 새록새록 떠오른다.
밤에 노는 것이 너무나 좋아 잠들기 싫어하는 아이도 결국 천하장사도 못들어올린다는 눈꺼풀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잠에 든다. 아이가 잠든 풍경이 너무 평화롭고 편안하여 나도 책을 보고 난 기분이 따뜻해진다.
자신의 어린시절 기억을 떠올리면서도 좋고, 잠자기 싫어하는 아이와 함께 읽어봐도 좋을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