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빠지는 것은 강박관념의 한 종류이다. 강박관념은 마음이 정상적으로 자연스럽게 굴러가지 못하게 마비시킨다. 자연스럽고 열려 있고 흥미를 느끼고 호기심 넘치는, 존재의 어떤 상태에 대한 설득력 있는 정의가 바로 합리성이다. 나는 내가 전적으로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고민스러운 생각들을계속할 수밖에 없으며, 환상과 의지라는 동일한 쳇바퀴 안에서계속해서 뛸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 만큼 정신이 말짱했다. 그러나 나는 이 기계적인 동작을 멈출 만큼 제정신인 것은 아니었고, 그렇게 할 생각도 없었다. 나는 벤을 죽이고 싶었다.
- P249
정신적인 감옥에 갇힌 사람들은 흔히 자유를 그려 보지만그것은 매력적인 힘을 갖고 있지 않다. 나는 이 모든 사건 가운데에서 내가 스스로 관찰하지 못한 죄의식이 나를 한층 더증오로 몰아가고 있다는 것을 깨달알다. 그러나 죄의식 때문에혼동할 순간이 아니었다. 제임스와 리지와 페리가 보는 가운데내가 집 안과 집 근처에서 일종의 의식 같은 춤을 추며 유령처럼 돌아다닐 때, 나는 하틀리를 생각했고 작은 집에서 그녀와함께 숨어 영원히 평화롭게 지내는 삶을 마음속에 그려 보았다. 그러나 만일 내가 그렇게 강렬히 원하는 것을 이루고 그것으로 나 자신을 위로할 수 있다면, 만일 내가 벤을 파멸시키거나 그를 죽이거나 그를 다리 병신으로 만들거나 그의 정신을망가뜨리거나 그를 감옥에 집어넣는다면, 나는 하틀리와 평화롭게 걸어 나갈 수 있을까? 그런 평화는 어떤 것일까? 결국 정의가 나에게 무엇을 해줄 수 있을 것인가? 이 모든 가정하에서 내가 계획하는 것은 나 자신의 죽음이 아닌가?
- P254
나는 그녀에게 물었다. 난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 내인생에 네가 다시 나타나서 그렇게 지독하게 회생시켜 놓은 사랑을 이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나를 만족시키지 못할 거면서넌 왜 돌아왔니? 이제 제대로 작동하지도 못할 내 사랑의 쓸모없는 기계로 무엇을 할 수 있겠니? 이제는 널 위해 아무것도해 줄 수 없어, 내 사랑. 이제 모독할 수 없는 성소를 만들어사랑을 떠안고 살아가는 것이 내 운명인지도 모른다. 아마도혼자 살아가는 독신 성직자처럼 모든 사람들의 아저씨 노릇을하면서 나는 이 성취하지 못한 사랑을 내 비밀 예배당으로 간직할 것이다. 그때에는 소유하지 않고 사랑할 수 있을 것인가?- P360
그러나 인생은 예술과 달라서 반전이 일어나고, 해답에 의심을 품으며, 부딪치고 절뚝거리면서도 초조하게 계속되는 면이 있어서 대체적으로 행복하게 혹은 고결하게생을 누리기는 불가능하다. - P389
인간의 허영, 인간의 질투, 인간의 탐욕, 인간의 비겁함이 다른 사람들을 올가미에 씌우기 위하여 얼마나 수많은 치명적인원인의 사슬을 이 지구상에 깔아 놓았을까! 내가 바다에 가면서 세상을 등진다고 상상했던 것이 이상스럽다. 그러나 사람은한 형태로 권력을 포기하고 또 다른 형태로 권력을 잡는다. - P4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