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왜 이 극단적인 은둔의 실험을 고독하지만 모자람 없고완전한 생활로 바꿔놓은 다음에, 왜 갑작스럽게 내가 외로워야 하는가? 무엇에 대한 외로움인가? 사라진 것은 사라진 것이다. 엄격한 생활 태도를 누그러뜨린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며 자제하고 있던욕망을 원상태로 되돌린다는 것도 있을 수 없다. 정확히 무엇에 대한외로움인가? 간단하다. 내가 혐오감을 갖게 된 것에 대한 외로움이다. 내가 등을 돌렸던 것에 대한 외로움이다. 삶에 대한 외로움이다.
삶의 번잡함에 대한 외로움인 것이다.- P90
소포클레스에게는 그렇지 않았겠지만 자신과 같이 위대한 재능을 갖지 못한 인간에게는 전혀 무용지물인 생각 말이다. 그건 운명이라는 게 얼마나 겹치고 겹쳐 우연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인가…………… 혹은 운명에서 도망칠수 없게 될 때 그것이 얼마나 우연에 의한 것인가 따위의 생각이었다.- P2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