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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이엉덩이님의 서재
  • 리스본행 야간열차 2
  • 파스칼 메르시어
  • 9,000원 (10%500)
  • 2007-10-30
  • : 267
그레고리우스처럼 다르게 사는 삶도 가능하다고 이야기하지만 아직은 그런 선택이 두렵다.
움직이는 기차에서처럼, 내 안에 사는 나. 내가 원해서 탄 기차가 아니었다. 선택의 여지가 없었고, 아직 목적지조차 모른다. 먼 옛날 언젠가 이 기차 칸에서 잠이 깼고,
바퀴 소리를 들었다. 난 흥분했다. 덜컥거리는 바퀴 소리에 귀를 기울이다가 머리를 내밀어 바람을 맞으며 사물들이 나를 스치고 지나가는 속도감을 즐겼다. 기차가 멋지않기를 바랐다. 영원히 멈추어 버리지 말기를, 절대 그런일이 없기를.- P232
그레고리우스는 그들에게 삶이 만족스러운지 물었다.
베른의 고전문헌학자인 문두스가 세상의 끝에서 갈리시아의 어부들에게 삶에 대한 견해를 묻고 있었다…………. 그는이 상황을 즐겼다. 불합리함과 피로, 과장된 쾌감과 경계를 넘어서는지금까지 모르던 해방감이 섞인 이 상황을 그는 한껏 즐겼다.
어부들이 질문을 잘 이해하지 못해서 그는 더듬거리는에스파냐어로 두 번 더 물었다. 그러다가 마침내 한 명이 큰 소리로 대답했다.
"만족하냐고? 다른 삶은 모르는 걸!"- P262
그레고리우스는 기꺼이 쓰기 시작했다. 태초에 말씀이계시니라 이 말씀이 하나님과 함께 계셨으니, 이 말씀은곧 하나님이시니라. 그가 태초에 하나님과 함께 계셨고 만물이 그로 말미암아 지은 바 되었으니, 지은 것이 하나도그가 없이는 된 것이 없느니라. 그 안에 생명이 있었으니.
이 생명은 사람들의 빛이라.‘
실우베이라는 성서를 가지고 와서 요한복음의 첫 구절들을 읽었다.
"그러니까 언어가 사람들의 빛이로군. 사물은 말로 표현되고서야 비로소 존재하기 시작한 거군."
실우베이라가 말했다.
"그리고 그 말에는 리듬이 있어야 하지. 여기 이 요한복음에서 볼 수 있듯이."
그레고리우스가 덧붙였다.
"말은 시(詩)가 되고 나서야 진정으로 사물에 빛을 비출수가 있어. 변화하는 말의 빛 속에서는 같은 사물도 아주다르게 보이지."- P286
우리 인생은 바람이 만들었다가 다음 바람이 쓸어갈 덧없는 모래알, 완전히 만들어지기도 전에 사라지는 헛된 형상.- P293
내가 사랑하는 자기기만의 대가(大家). 우리는 우리 자신의 소망과 생각들을 스스로도 모를 때가 많고, 다른 사람들이 우리보다 더 잘 알고 있을 때도 있소. 이와 다르게생각한 사람이 있을까?
없소. 다른 사람과 함께 살며 숨 쉬고 있는 사람이라면모두 이렇게 생각하오. 우리는 서로 육체도, 말의 아주 미세한 떨림까지도 잘 알고 있소. 알고 있으면서도, 우리가알고 있는 것을 알려고 하지 않을 때가 많지. 특히 우리가 보는 것과 상대방이 생각하는 것의 사이가 견딜 수 없을만큼 클 때 더더욱 그렇소. 정말 솔직하게 살기 위해서는 엄청난 용기와 강인함이 필요하오. 우리 스스로에 대해서도 이 정도는 알고 있소. 이 말이 독선일 이유는 없소.- P321
어두워지는 길을 운전하여 병원으로 가는 동안 두 사람은 말이 없었다. 인생은 우리가 사는 그것이 아니라, 산다고상상하는 그것이다. 프라두가 썼던 글이었다.- P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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