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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이엉덩이님의 서재
살면서 갑자기 골목길을 돌아보니 막다른 길에 들어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이 막막함이란.

그저 피고인들이 세상에서 가장 매력적인 사람들이기때문입니다. 그들이 매력적인 게 죄 때문은 아닐 겁니다. 왜냐하면,적어도 나는 변호사로서 이렇게 말씀드릴 수밖에 없는데, 모든 피고인이 죄가 있는 건 아니니까요. 그렇다고 장래에 받게 될 처벌이 그들을 미리 매력적으로 보이게 한다고도 할 수 없지요. 왜냐하면 모든 피고인이 다 처벌을 받는 것도 아니니까요. 그러니까 그들을 매력적으로 만드는 것은 바로 그 소송, 즉 그들에게 제기되어 계속 따라다니는 그래서 도저히 벗어날 수 없는 소송일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이떤 피고인은 다른 피고인보다 더 매력적이기도 하지요. 그러나 피고인은 모두 매력적입니다. 저 한심한 인간 블로그조차도 그렇습니다."
- P229
" K가 말했다. "뭔가 잘못된 겁니다. 도대체 인간이라는 사실이 어떻게 죄가 될 수 있단 말입니까? 이 땅에서 우리는 너나 할 것없이 모두 인간입니다." "그건 맞는 말입니다." 신부가 말했다. "하지만 죄 있는 사람들이 늘 그런 식으로 말하지요." "신부님도 저에 대해편견을 갖고 계신가요?" K가 물었다. "난 당신에 대해 편견을 갖고있지 않습니다." 신부가 말했다. "감사합니다." K가 말했다. "그러나소송에 관여하는 다른 사람들은 모두 저에 대해 편견을 갖고 있습니다. 그들은 소송과 무관한 사람들에게도 그런 편견을 주입합니다. 제입장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당신은 사실을 잘못 이해하고 있군요." 신부가 말했다. "판결은 어느 시점에 단번에 내려지는 것이 아니라 소송이 서서히 판결로 넘어가는 것이지요." "그렇군요." K가말하면서 고개를 숙였다. - P264
나는 늘 스무 개의 손을 가지고 세상에 뛰어들고자 했으며,더구나 그다지 합당하지 않은 목적을 이루고자 그렇게 했지. 그건 잘못된 것이었어. 이제 일 년에 걸친 소송조차도 내게 아무런 가르침을주지 못했다는 걸 사람들에게 보여주어야 하나? 정말 우둔한 인간이라는 이미지만 남기고 이 세상을 하직해야 하는 것인가? 소송이 시작될 때 그것을 끝내려고 했으며, 소송이 끝나가는 지금 그걸 다시 시작하려 한다고 세상 사람들의 입방아에 올라도 좋단 말인가? 나는 세상사람들이 그렇게 말하는 걸 원치 않는다. 나의 이 길에 이런 반벙어리에다 아무것도 모르는 한심한 작자들을 동행으로 붙여준 거, 그리고 내가 꼭 해야 할 말을 스스로에게 할 수 있도록 해준 건 고마운 일이야.- P284
따라서 카프카의 다른 작품과 마찬가지로 이 작품 역시 작가의 실존적인 상황의 서술, 광기의 전체주의로 흘러가는 현대 관료체제에대한 예견, 인간 존재에 대한 은유 또는 종교적 비유담 등으로 읽히며여러 해석을 낳았다. 이 소설은 비인간화된 현대 세계에서 인간이 느끼는 소외와 불안을 묘사한 ‘카프카적‘ (kafkaesk. 몽환적이고 위협적인 분위기, 악몽과 부조리를 연상케 하는 텍스트의 전형을 보여주면서 하나의 확정적인 해석을 거부하는데, "모든 문장이 ‘나를 해석해보라고 하면서 어떤 문장도 그것을 허용하려 하지 않는다"는 테오도르아도르노의 진단은 여전히 유효해 보인다. 카프카의 작품이 데리다.라캉, 들뢰즈 같은 후기구조주의 또는 포스트모더니즘 이론가들의 주어린 선택목을 받은 것은 우연이 아니다.- P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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