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마고새님의 서재
  • 마법의 순간 (양장)
  • 파울로 코엘료
  • 12,330원 (10%680)
  • 2013-05-07
  • : 6,355

파울로 코엘료야 한국인에게는 <연금술사>로 너무나 잘 알려져 있는 작가이니만큼 어디 나가서 “그 사람이 누구야?”하고 묻는다면 경멸의 시선을 받을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나 또한 어렸을 때부터 그의 소설들을 통해서-비록 막 재미있게 읽은 건 아니었으나- 그 이름을 처음 인식하게 되었는데, 이번 파울로 코엘료의 책은 이전의 책들과는 다르게 소설이 아니라 뭐랄까 명언집 같은 느낌의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작가가 트위터라는 SNS를 통해서 올린 자신만의 단상이나 짧은 글귀를 모아다 엮은 책이기 때문이다.

 

사실 나는 이런 종류의 짧은 글들을 즐기는 편은 아니다. 비슷한 의미에서 중국의 유명한 문장들이나 인터넷에 많이 떠돌아다니는 명언들도 마찬가지다. 가치가 없어서가 아니라 내게 있어 별로 흥미를 끌기 못하기 때문이기도 하거니와 기억력이 나빠 한번 읽어도 제대로 기억을 잘 못하기도 해서이다. 메모하는 습관이라도 있었으면 마음에 드는 글귀를 적어놓기라고 할 텐데 그것도 아니니 원.

 

그렇지만 우연찮게 이 책을 집어 들고 작가의 문장들을 별 생각 없이 스륵스륵 넘기면서, 가끔씩은 탁, 하고 내 머리를 치는 그런 말들이 많아서 놀라기도 했고 좋기도 했다. 기대 이상이었다고나 할까. 게다가 오히려 글귀보다 좋았던 점은 책장을 넘길 때마다 달라지는 아기자기한 일러스트였는데, 일러스트레이터가 직접 글을 읽고 그것에 대해 생각한 것을 그림으로 풀어냈다는 것이, 그 짧은 문장을 이런 장면으로 풀어낼 수 있다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제일 좋았던 글을 하나만 꼽자면,

 


‘어느 모로 보나 시간 낭비인 짓을 하고 있는데도 당신은 웃고 있군요. 

그렇다면 그건 더 이상 시간낭비가 아닙니다.’


 

라는 글귀였다. 평소 내 삶의 모토와 굉장히 비슷해서였을까, 마치 다른 사람들은 동의해주지 않는 내 생각을 지지해주는 한 사람들 만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요새 수많은 사람들이 ‘실용성’을 강조한다. 너무나 쉽게 네 미래에 좀 도움이 되는 일을 해라, 라고 말하며 상대의 행위를 비난하기 일쑤이다. 하지만 도대체 무엇을 위한 실용성인지 한 번 의심을 해봐야 하지 않을까? 쓸모 있음과 쓸모없음을 명백히 구분하려는 발버둥질은 사실 무의미하다고 생각한다. 누군가에겐 아주 작고 형편없는 행위일지라도 당사자에겐 그 무엇보다도 의미 있는 일일지도 모른다. 설령 ‘써 먹는 용도’의 의미가 없더라도 그것을 하는 그 자체가 본인에게 행복과 웃음을 가져다준다면, 또 그것은 그 나름대로의 의미가 아닐까.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