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역사의 숨은 영웅들
frits 2025/05/13 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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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 멋진 일을 하셨소?
- 김영숙
- 14,400원 (10%↓
800) - 2025-04-30
: 1,503
조선 시대에도 변호사와 과학 수사관이 있었다면? 아마 많은 사람들이 “정말 그런 직업이 있었다고?” 하며 놀랄 것이다. 위인전이나 사극 드라마와 영화를 통해 우리가 주로 접해온 직업들은 지극히 한정적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 역사 속에 지금은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시대를 앞서간 전문가들이 분명 있었다. 그리고 지금은 없어졌지만, 곡비, 매품팔이, 떼꾼 등 우리가 미처 몰랐던 다양한 일을 했던 사람들이 존재했었다. 『그런 멋진 일을 하셨소?』는 바로 그런 이야기들을 들려주는 유익한 어린이 역사 교양서다.
이 책은 ‘조선의 별별 전문가들’이라는 부제에 걸맞게, 우리가 교과서에서 자주 접하지 못했던 독특한 직업과 인물을 소개한다. 이를테면 백성들이 억울한 일을 당하거나 소송에 걸렸을 때 도움을 주는 외지부, 백성들에게 맛깔나게 이야기를 읽어주는 전기수, 호랑이 사냥을 담당하던 착호갑사 등 읽다 보면 “조선에도 이런 일이 있었어?” 하고 눈이 번쩍 뜨이는 이야기들이 이어진다. 게다가 각 직업에 얽힌 이야기를 통해 지금도 사용하는 ‘기별’, ‘떼돈’ 같은 표현의 어원에 대해서도 익힐 수 있다.
또한 다양한 직업을 통해 조선의 시대상과 변화를 엿볼 수 있고, 그들이 가진 전문성과 성실함, 공동체에 대한 책임감 같은 가치도 자연스럽게 배울 수도 있다. 물론 오늘날의 변호사의 역할을 하던 ‘외지부’의 경우, 불법적인 일이기는 했으나 글을 읽고 쓸 줄 모르는 백성들에게는 더없이 필요한 존재였을 것이다. 그리고 목숨을 걸고 매를 대신 맞는 ’매품팔이’와 장례를 치르는 동안 대신 울어주며 고된 감정 노동자 ‘곡비‘와 같은 일들을 통해서는 생계를 위한 백성들의 처절한 분투가 느껴지기도 했다.
무엇보다 이 책의 강점은 어린이 눈높이에 맞춘 구성이다. 친근한 문체와 함께 생생한 삽화가 페이지마다 곁들여져 있어, 역사라는 주제가 어렵게 느껴지는 아이들도 흥미를 가지고 읽을 수 있다. 단순한 정보 나열이 아니라 마치 전래 동화를 듣는 듯한 서술과 사진 자료까지 포함돼 있어, 정보와 재미를 동시에 준다. 교과서 밖 역사 이야기로 호기심을 확장하고, 역사적 상상력을 키워주기에 더없이 좋은 책이라고 추천하고 싶다.
또한 책 속 인물들이 맡은 직업과 역할을 바탕으로 “지금 우리 사회엔 어떤 멋진 직업들이 있을까?” “나는 어떤 일을 잘할 수 있을까?“ 같은 질문으로 확장해 보면, 진로 교육이나 인성 교육의 훌륭한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서평단 도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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