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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박님의 서재
  • 여자 leftovers
  • 김민주
  • 16,200원 (10%900)
  • 2025-11-18
  • : 310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독자는 '여자'를 따라간다. 길(23p)에서 읽기가 올해의 주인공이라는 예술가(24p)를 만나 남의 의중을 읽는 일에 조금 익숙해져 보려고(24p) 화면 속 여자가 말하는 잔여 없는 삶(53p)을 들여다 본다.


 

독자의 삶에 질문을 던져 사유하게 만드는

여자처럼, 자유롭게 여자를 읽으며 시간을 보내고 싶다, 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많이 읽는 사람이 모두 아름다운 걸 만들 수 있는 건 아니야(41p), 라던 여자의 말처럼 독자는 아름다운 글을 읽었다고 그에 걸맞는 아름다운 리뷰를 쓸 수 있는 건 아니라고 좌절한다.

중요한 것은 여자가 독자에게 무언가를 남긴다는 것이다. '여자'가 남긴 '잔여'가 독자를 잊고 있던 기억을 불러 일으크키고 글과 말이 쌓여있는 이곳과 저곳으로 떠민다. 독자는 자신만의 잔여에서 글을 쓴다. 쓰고 싶은 것이 생기면 써도 되는지 망설이는 독자에게 여자는 써도 돼요(가도 돼요35p)라고 답해준다.

독자는 여자餘字를 처음 봤을 때 여자女子인 줄만 알았다. 여자는 여자에게 기대되는 규범적 이미지를 벗어난다. 모든 사람이 되고 사물이 되어 유동적으로 존재한다. 여자의 정체성을 여자에 한정하지 않는다. 여자는 가고 싶은 곳에 가며 자리를 옮겨다니며 또는 왔던 길을 다시 가기도 하면서 생긴 잔여를 통해 남을 위해 자리를 비워두는 것과 네가 아닌 걸로 속을 채워 두는 게 다르다는 걸 이해(110p)하며 글쓰는 존재(호모 스크립토르, Homo Scriptor)로서 맨손으로 쥐기에 너무 뜨겁고 장갑 낀 손으로 잡기에는 정말이지 따뜻한 말인 '우리'(178p)가 되기를 희망한다.

이별하였을 때 우아하게 낙담하길 원하고, 막힌 길 앞에서 섰을때 의연하게 옆길을 헤아려 나아갈 수 있고, 미래를 불확실한 것으로 두고도 행할 수 있고, 결과와 보상과 대가의 자리를 비워둘 수 있고, 거기에 실패가 있어도 갈 수(137p) 있기 위해, 여자는 마음이 괴롭지 않기 위해 중요한 것에 시간을 쏟으라고 말한다.(149p) 예측할 수 없는 미래를 불안해하기 보다 현재 내 남아있는 것들을 헤아리고 중요한 것을 사랑하는 삶을 살아야(150p)하고, 언제나 포옹으로 끝나야 한다.(156p)

여자는 여자를 남겼고, 여자에서 또 다른 여자가 출현할 것이다. 그렇게 여자들은 잇고 이으며 존재에 질문을 던지며 애도하고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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