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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진맥진님의 서재
  • 앞니 빠진 강경우
  • 소연
  • 9,900원 (10%550)
  • 2025-10-17
  • : 300
표지그림을 보고 책을 고르는 사람들도 있겠다 싶을 만큼 표지가 맘에 들었다. 그림에다가 글씨체마저도 귀엽다. 이어지는 본문의 삽화들도 재미있다. 그림책 작가인 최민지 작가님과의 협업은 이야기의 귀여움과 재미를 더욱 돋보이게 해주었다. 쓱싹쓱싹 쉽게 그린 듯한 그림체인데 그게 훨씬 느낌을 잘 살린다.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이 책은 누구나 인생에서 통과하는 이갈이의 경험을 소재로 한다. 더구나 경우는 첫 경험이니 그 느낌의 강도가 최강이다.

강경우라는 이름.ㅎㅎ 교사들은 딱 보자마자 느낀다. 얘는 어딜 가나 1번이겠구나. 강씨에다가 또 ㄱ이야.^^ 아니나달라, 경우는 1학년 1반 1번이다. 1번들의 운명은 뭐든 첫 테이프를 끊어야 할 때가 많다는 건데, 경우는 많이 긴장하는 성격이라 안타깝게도 1번에 제격은 아니다.

이갈이도 경우는 느린 편이다. 반 친구들 중엔 2개, 많게는 그보다 넘게 빠진 아이들도 있는데 경우는 이제 처음이다. 모두 알다시피 이가 흔들리기 시작하면 아프다. 게다가 친구들에게 들은 이빼기 무용담은 경우를 더욱 공포로 몰아넣었다.

그러다 경우의 귀가 번뜩 뜨인 사례는 나희의 경험이다. 나희의 조언은 '엄마한테 절대로 말하지 말 것'이다. 그러면 치과에 끌려가거나 억지로 빼게 될 테니까. 아주 많이 흔들릴 때까지 참고 오이랑 젤리를 먹으라고 했다. 경우는 나희의 조언을 실천하기 시작한다. 결국 어떻게 되었을까?^^

이 책은 한창 이 시기를 통과하고 있는 저학년 어린이들에게 폭풍 공감을 주겠다. 난 올해 2학년 담임을 하고 있는데, 어느날 이 빠진 자리를 보여주며 웃는 아이들의 웃음이 예쁘다. 급식 시간 사과나 배 조각을 어금니로 먹으려고 사투를 벌이는 모습은 정말 귀여움의 끝판왕이다. "엇, 이가 빠졌어요!" 하며 들고 나오는 일도 아주 드물진 않다. 그러면 티슈로 꼭꼭 싸서 가방 앞주머니에 넣어 준다. 부모님 꼭 갖다드리라고.^^ 2학년도 이러니 1학년은 이갈이 사연이 더 많을 것 같다.

이갈이는 생물학적 현상이니 지구인 모두에게 경험이 있을 터, 어른들이 읽어도 추억을 돋게 하는 내용이다. 특히 '경험하지 못한 것에 대한 과대 두려움'에 휩싸여 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에겐 더더욱. 나도 어릴적 채 빠지지 않은 어금니 밑으로 영구치가 솟아올라 그게 무슨 큰 문제인줄 알고 한동안 불안에 시달린 적이 있었는데.... 문제는 그럴 때 절대 말을 못하고 혼자 끙끙대는 성격이다. 경우도 약간 그런 성격인 것 같은데, 첫 이갈이의 경쾌한 경험으로 조금 대범한 사람이 되어도 좋을 것 같다. 책을 읽는 독자 어린이들도.

"앞니 빠진 자리로 바람이 살랑 지나갔어."
크, 마지막 문장이 너무 적절하다.
이 책, 교실에 두면 인기 폭발일 것 같다. 굳이 소개 안해줘도 눈이 보배인 애들부터 읽고 나면 삽시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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