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자디자인의 매력이 철철
기진맥진 2025/01/16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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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교 안 가는 날
- 이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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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0) - 2025-01-01
: 320
서평게시판에서 제목만 보고 신청할 책을 고르면서 '캐릭터북'이라고 써있는 이 책을 가장 먼저 제꼈다. 그러다가 '가만! 한글 캐릭터북? 이게 어떤 책이지?' 하고 찾아 보았다. 우와 이거 대박이잖아? 놓쳤으면 아쉬울 뻔했네! 완전 탐스런 그림책이었다.
오늘 책이 도착했다. 어린 자녀가 있는 가정에 선물해도 좋겠고, 학급문고로도 좋을 책이다. 교사들이 보면 여러가지 수업 아이디어가 떠오를 책이기도 하다. 아이와(또는 아이들과) 놀이하듯 웃으며 넘기기에 좋겠다.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왁자지껄하게 읽을 책!
작가님은 이 책과 시리즈로 함께 나온 책, 두 권이 첫 책인 것 같은데 앞으로 쭉 나올 것 같은 느낌이다. '모든 사물에 눈, 코, 입을 달고 싶어하는 캐릭터 그림책 작가입니다' 라는 소개가 특이하다. 시각디자인을 전공하셨다고 하는데, 이러한 캐릭터 디자인 작업이 이어질 모양이다. 어린이들의 디자인 활동에도 영감을 줄 수 있겠다.
한글의 자랑거리가 많지만 대표적인 것들은 다 아는 얘기니 생략하고, 이렇게 디자인으로 접근하기에도 좋은 문자라고 생각한다. 4학년 국어교과서에 '자랑스러운 한글' 이라는 단원이 있었고 마지막 차시 활동이 '한글로 물건에 디자인하기'였다. 우리반은 티셔츠 디자인을 했었는데, 특색있는 작품도 꽤 있었지만 그냥 자모음 몇개 넣은 밋밋한 작품들도 있었다. 이 책이 있었더라면 영감이 아주 대폭발했을 거 같은데....ㅎㅎㅎ 아쉬워라.
저학년이 한글을 배울 때도 좋을 것 같다. 일단 글자에 재미와 친근감을 가지기에 좋다. 그리고 저학년 아이들의 창의성과 표현력은 때로 감탄스럽다. 우와 어쩜 이렇게 그렸냐, 나는 못그리겠다 싶을 때가 많다. 한글을 배워가며 이런 그림 활동을 쭉 연계하고 작품들을 신경써서 전시해주면 서로의 작품들을 통해서도 배우며 재미있어 할 것 같다. 자기 얘기를 하고 싶어 안달하는 모습도 떠오르고.
디자인에 촛점을 맞춘 책이지만 나름 서사는 있다. 오늘은 학교 '안' 가는 날이어서 신나게 놀아보려 한다. 숲으로 달려 풀, 나무, 벌레, 새도 만나고 땀 뻘뻘 흘리며 놀다 이런! 똥이 마려워! (이거 저학년에서 빠지면 안되는 포인트ㅋ) 이러저러하다 결국은 집에 돌아가 엄마를 만나고 평안한 밤을 맞는 이야기... 쉬운 서사라서 바로 파악 가능하지만 글자에 집중하며 읽다가 천천히 파악해도 상관없을 것 같다.
글자디자인. 참 매력적이네. 글자에서 느낌이 스멀스멀 모락모락 때론 콸콸 쏟아져. 작가님은 물론 전공자이고 이쪽에 주력하고 계시니까 탁월하겠지만, 때로 아이들의 창의성에서도 보물을 캘 때가 있다. 아이들과 함께 하는 바쁜 일상에서 선물처럼 주어지는 보너스. 올해 한번 기대해 볼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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