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과 아이들, 고양이는 소중해
기진맥진 2025/01/12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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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관 고양이 두 번째 이야기
- 최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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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0) - 2025-01-16
: 790
도서관 고양이 첫번째 이야기를 못 읽었는데 두번째 이야기를 읽고 리뷰를 쓴다. 이전 이야기가 어땠을지 어느정도 짐작은 간다. 짐작이 안 가도 읽는 데 지장은 없고. 첫 권은 2024년에 시작된 새 교육과정 1학년 교과서에 실렸다고 한다. 아직 바뀐 학년 교과서를 면밀히 못봐서 정확하게는 모르지만 그림책이 많이 포함된 것 같다. 그림책을 수업에 활용하는 선생님들이 많아지고 일반화된 지도 오래되었으니 당연한 흐름인 것 같다.
이 책은 단순하게 읽어도 재미있지만 그림책 경험이 많은 아이들일수록 더 재미있게 읽겠다. 수많은 그림책의 표지들이 등장한다. 제목과 윤곽은 흐려져 있지만 읽어본 사람은 알아볼 수 있게. 그리고 이 작가님은 실제로 강화도에서 '바람숲 도서관'이라는 그림책 도서관을 운영하고 계시다고 한다! 강화도에 놀러가서 한번 꼭 들러보고 싶다. 기억을 더듬어보니 도서관 이름과 같은 제목의 그림책 <바람숲 도서관>을 몇년 전에 읽었다. 작가님은 자신의 소망을 성취해내고, 그 과정을 아름다운 그림책으로 펴내고 계신 중인듯.... 그러기가 쉽지 않을텐데 참 대단하시다.
이 책 또한 도서관의 실제 이야기가 많이 담겼다. 도서관 고양이 레오. 이후 발견된 아기고양이 설탕과 소금이까지, 모두 실제 도서관의 고양이라니, 도서관에 방문해서 얘네들을 만나면 괜시리 무척 반가울 것 같은데?^^
도서관의 모습이 화면마다 가득가득 담겼는데 실제 모델이 있으니 그 모습을 반영해서 그리지 않았을까? 외부도 내부도 무척 아름답다. 산자락에 위치한 도서관까지 가는 길과 주변엔 나무와 꽃들이 가득하고, 도서관 내부도 구석구석 아기자기 예쁘다. 복층 구조의 계단과 벽면 책장이 리모델링한 우리학교 도서실이랑 비슷하게 생겼네. 한가지 다른 점은 고양이들이 한식구라는 점!
이 책은 고양이 레오가 화자다. 어느날 레오는 가냘픈 울음소리를 듣고 2마리의 아기고양이를 발견했다. 아기고양이들은 레오를 따랐고 그렇게 도서관의 새 식구가 되어 설탕과 소금이라는 이름도 얻었다. 아가들이 들어와 이제 레오의 물건들은 레오 혼자만의 것이 아니게 되었고, 온갖 말썽도 참아 주었건만, 딱 한번 폭발한 날에 꾸중을 듣고 억울해 하는 레오. 그 주변에 흩어져 있는 그림책이 '소피가 화나면, 정말정말 화나면' '가시 소년' '고함쟁이 엄마' 여서 정말 웃겼다. 작가님들의 센스가 보통이 아니시다. 이 유머는 그림책 경험이 있는 이들에게만 해당되지만.
위의 장면은 맛보기에 불과하다. 아가들에게 "당장 내 그림책에서 나와!" 하고 심술을 부리던 레오는 어느새 아가들과 함께 그림책 속 모험을 하고 있네. "누가 내 머리에 똥 쌌냥?" 하기도 하고, 커다란 사과 속에 들어가 여러 동물들과 함께 사과를 먹기도 하고.... 이런 장면들에 나온 그림책들이 (일부러 유명한 책들로 하셨겠지만) 다 아는 책들이어서 무척 반가웠다. 나이든 나도 이런데 아이들은 얼마나 기뻐하겠냐고!^^
그런데.... 마지막 장면은 슬퍼.... 아주 자극적으로 슬프진 않은데 은은하게 슬퍼.... 설탕이랑 소금이는 레오만큼 자랐고 이제 못하는 것도 없어. 사람들한테 인기도 많고. 이제 레오는 자연의 섭리대로 갈 길을 가는 거야. 그것 또한 아름답게 그려져 있었다. 모두의 가는 길이 그렇기를. 너무 슬퍼하지 않기를. 너무 괴롭지도 않기를.
레오야. 이젠 도서관을 지켜보고 있어? 너를 계속 만날 수 있게 이렇게 책이 나와서 기쁘지? 아이들, 도서관, 고양이는 참 소중해. 너도 물론 그렇게 생각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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