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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ngo74님의 서재
  • 사라지지 않아
  • 채은랑 외
  • 11,700원 (10%650)
  • 2023-12-07
  • : 407
<<사라지지 않아>> 채은랑 외 사계절
표제작 <사라지지 않아>보다 더 마음에 들었던 연여름 작가의 <복도에서 기다릴 테니까>
소나라고 불리는 학교 체제의 모습이 조금 무섭기도 하고 어쩌면 곧 만나게 될 세상, 아니 이미 가까워진 미래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어디에 있든지 누구든지, 공간을 훌쩍 뛰어 넘어 소통하며 배우는 곳’이라는 긍적적인 의미로 시작된 소나 속에서 더욱 더 고립되고 혼자가 되어가는 모습에서 우리의 모습이 보인다. 사이버 세상 속에 매몰되어 내 주변의 사람들과 거리를 두고 문을 닫아걸고 혼자가 되어 버리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진다. 이야기를 주고 받는 것이 아니라 내 이야기만 하는 사람들이 많아진다. 소설 속 준희와 연우는 서로를 알아보아 참 다행이다.
친구도 없고 사람과 마주보는 것이 싫고 쓸쓸함을 덜고 싶어 창밖만 쳐다보는 청소년 준희와 숙제를 해킹당하고 모아놓은 쿠폰을 빼앗기는 연우가 소나 속 복도에서 처음 만난다. 도움이 필요한 연우를 그냥 지나쳐 불편했던 준희가 다시 찾아가 ‘함께’라는 강력한 보안프로그램을 만들면서 친구가 된다. 소나라는 개별적인 만남이 존재하지 않는 세상에서 두 청소년이 좋아하는 소나돌 올리브의 노래 가사처럼 멀리 존재하지만 더 차가운 세상 속에서 서로를 알아보고 가까워지는 이야기가 참 좋았다. 이야기 속 소나의 세상과 같이 점점더 각박해지는 우리의 세상에도 서로의 입김의 따스함을 선명하게 느낄 수 있었으면 한다.

“첫눈이 내리는 날 너를 만나러 갈게. 멀리서도 알 수 있을 거야. 세상이 차가우면 차가울수록 입김은 따스하게 더 선명한 법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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