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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long님의 서재
  • 어떤 마음은 설명되지 않는다
  • 벤지 워터하우스
  • 19,800원 (10%1,100)
  • 2025-08-29
  • : 4,390
#도서제공

👨‍⚕️"어쩌면 고통을 일부 흡수하는 게 다른 사람을 돕는 대가일지도 모르겠군요."

🔖내가 그녀에게 말하지 않은 것은, 나를 울기 직전까지 몰고 간 게 그 사고의 기억이 아니라 작년 한해 동안 내가 인간의 마음을 이해하는 데서 한층 더 멀어졌다는 느낌을 받는 것이라는 사실이었다.

🔖그는 자기가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나를 끌어당기는 것이 의무감일 수도, 약간의 영웅 심리일 수도 있다. 그러나 가장 큰 원인은 생존자의 죄책감이다.

🔖하지만 진정한 사랑은 무조건적이다. 좀 색다른 방법이긴 하지만 어머니도 늘 내게 그 이야기를 하곤 했다. 자기 전 이불을 덮어주면서 어머니는 항상 내가 학살극을 벌여도 나를 사랑할 거라고 말했었다.

💭
이 책은 제목과 표지 일러스트만큼이나 표지 위에 쓰여진 카피에 눈길이 갈수밖에 없었는데, 책을 읽기 전 ‘우울증 걸린 런던 정신과 의사’에 관심이 갔다면, 책을 덮은 지금은 ‘마음 소생 일지‘쪽에 방점을 둔 책이라는 걸 알았다.

이 책의 저자는 영국의 정신과 전문의의자 무려 스탠드업 코미디언이기도 하다. 책날개의 저자 소개까지 꼼꼼히 보는 편이라 책을 읽기 전부터 ’정신과‘와 ’코미디‘ 마치 지구의 양극단에 존재할 것 같은 두 개의 키워드가 어떻게 이 두꺼운 책 안에서 교차할지 궁금증을 자아냈다.

에세이라는 장르 특성상 저자에 대한 공감이든 팬심이든 뭐가 됐건간에 긍정적인 인상을 받지 못하면 책 전체가 거북해지곤 하는데, 이 책의 화자 ’나‘는 몹시 유머러스하고 세심하며 마음 따뜻한 인물이어서 금세 책에 몰입할 수 있었다. 어쩌면 내가 아는 범위 내에서만도 가족, 지인들 중 꽤 많은 수가 정신질환을 경험했고 그에 따라 전문가의 도움을 받은 경험이 있어서 더 궁금한 세계이기도 했다.

규모가 크고 입원실이 부족할 정도로 업무가 과다한 의사들의 고충은 익히 보고 들어 알고 있었지만 정신과 의사의 고충은 처음 접해보는 듯하다. 똑같이 과다한 업무, 부족한 인력과 지원, 환자가 너무 많아서 덜 위중하고 더 위중함을 과일 선별하듯 골라내야 하는 시스템, 영국 의료계의 민낯이었지만 한국이라고 더 나을 것 같지는 않다.

외상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정신 질환은 환자 본인이나 주변인은 물론 의료계 종사자들에게까지 큰 영향을 주고 있었다. 어떤 방호복이나 살균제도 통하지 않는, 마음 속 혹은 뇌 안에서 발생한 문제들을 어떻게 ‘치료‘할 수 있으며 어떻게 ’완치’가 가능하단 말인가. 이 솔직한 의사의 좌절 앞에 내 마음도 함께 무너지는 듯했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것처럼, ‘나‘는 정신과 의사로서 모든 환자들을 낫게 할 순 없어도 한 사람 한 사람의 회복을 지켜보는 기쁨과 어릴 적 상처주었던 부모와의 관계 회복, 처음으로 깊은 마음을 나누게 된 연인 등 다양한 방식으로 마음을 소생시켰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도 많은 환자들을 돌보며 때로는 절망하고 그래도 극복해내며 한 명 한 명 환자 삶의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을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며 저자만큼 극적인 삶은 아니지만 내 삶에서의 역할과 의미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볼 수 있었다. 의사는 아니지만 엄마로서 두 생명의 건강과 행복을 책임지고 있지 않은가. 게다가 아무도 칭찬해주지 않고 심지어 돌봄의 당사자들도 불평불만을 늘어놓는다는 점에서 정신과 의사와 부모는 비슷한 것 같다. 그럼에도 젊은 의사 벤지처럼 나도 때로는 낙심하고 후회하면서도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이유가 오늘도 생생히 내 눈 앞에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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