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소설은 과거와 현재의 시점이 번갈아가며 진행된다. 과거 부분은 이육사가 우연히 서점에서 만난 가상의 여인 시점에서 전개되지만, 이육사의 시와 수필이 인용되어있어 이육사의 심경을 알 수 있다. 또한 이육사의 대사에서 시와 수필에 숨겨진 의미를 알고, 그의 결연한 의지를 알 수 있다.
그 남자, 이육사가 나의 골방에 들어섰을 때부터 그 방은 내게 감옥이 되었다.
나는 그의 이름으로부터, 목소리로부터, 눈빛으로부터 한 발자국도 나아가지 못하는 수인이 되었다.
그가 내게 한 발자국만 더 가까이 다가오기를 간절히 염원하면서.
우연히 서점으로 들어온 이육사를 알아본 친구 덕에, 서점 여주인은 이육사와 대화를 하게 되고, 점점 그를 좋아하게 된다. 이 문장을 통해 서점의 여인이 이육사를 얼마나 좋아했는지 알 수 있었다. 이 여인의 원고는 80년뒤 조카에게 전해지며, 80년 뒤의 이야기가 전개된다. 소설의 시간을 바꾸는 일이 독자에게 낯설 수 있지만, 자연스럽게 바뀌어 위화감 없이 읽을 수 있었다.
이 책이 이육사 평전처럼 느껴질 때도 있었다. 이육사의 작품에 대한 해설을 읽으며 작가가 얼마나 많이 분석했는지를 알 수 있었고, 그걸 풀어내는 모습을 보며 작가의 역량이 뛰어나다고 생각되었다. 또한 작가가 얼마나 이육사 시인을 좋아하는지 알 수 있었고, 이 소설을 읽으며 나도 이육사 시인의 매력에 빠지게 되었다. 이 소설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이육사 시인의 매력을 알게 되었으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