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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글집
  • 꽃길
  • 김정원
  • 10,800원 (10%600)
  • 2020-06-05
  • : 24

<시집 속의 시 한 편>

 

어려운 때

 

바람이 거세게 불수록
깃발은 구김살 펴고
더욱 힘차게 휘날려요
높고 춥고 외로운
공중에서도

 

 

제비꽃

 

콘크리트 벽과 아스팔트 도로 사이
활짝 피어 웃는 작은 제비꽃
나는 머리 숙여 한참 들여다봐요
그 보랏빛 꽃이 결코 작지 않아서

 

- 김정원 동시집, 『꽃길』 (푸른사상,2020)

 

 

 

 

김정원 시인의 첫 동시집 『꽃길』을 읽는다. 어린이들이 사물을 정직하고 깊게 보도록 하고 싶다는, 그리하여 다른 사람이 하는 말을 귀 기울여 듣고, 다른 사람이 쓴 글을 눈여겨 읽도록 하고 싶다는 시인의 애틋한 바람들이 시 속에 오롯하다. 시인이 말처럼 우리 아이들이 반듯한 길을 가는 것도 좋지만 구부러진 길을 걷는 것도 주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숙제 없는 해처럼 동해에서 서해까지 맘껏 헤엄치고” 싶은 아이들, “그늘을 딛고 일어서”는 들꽃 같은 아이들이 이 『꽃길』과 함께 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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