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 / 김정원
뿔도 없는 매미가
아파트 베란다 유리창을
머리로 자꾸 들이받는다
나는 창문을 열고
거실로 얼른 달려가
형광등을 끈다
원전 하나가 날개를 접고
낮달 같은 지구에
혈색이 돌아오는 밤
- 김정원 시집, 『마음에 새긴 비문』(2019,작은숲)
* 대지의 젖가슴에 엎드려 울고 있는 시인의 마음새를 읽는다. 어디로 갈 것인가. 어떻게 갈 것인가. 누군가는 가고 누군가는 온다. 꽃보다 밥이고 삶이다.그리고…… 어머니가 라면봉지에 싸 주신 구운 갈치 두 토막을 읽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