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비 출판사로부터 받은 블라인드 대본집 「나나」는 가제본이었다.
아직 출판되지 않은, 작가도 밝혀지지 않은 책!!
(「나나」의 작가는 으로 밝혀졌다!!)
200페이지가 조금 넘는 분량이지만
단숨에 읽을 수 있을 만큼 재밌는 소설이다😆
「나나」는 을 소재로 하고 있다.
창비출판사 청소년문학의 향이 풀풀 나는
따뜻하고 조금은 시린 내용이었다.
소설의 주인공은 두 명이다.
아무것도 잃고 싶지 않은 수리와
모든 걸 놓아버리고 싶은 은류는
선령에 의해 만나 각자의 이야기를 나누며
자신의 영혼을 조사(search one's soul)한다.
수리와 은류의 공통점은 가족과 남들에게
'멋진 사람', '좋은 사람'으로 보여야 한다는 강박을 지니고 있다는 점이다.
수리와 은류는 자신의 육체에서 한 발짝 떨어져
그동안의 삶과 자기 자신을 되돌아본다.
이들이 '나'의 몸과 떨어져 '나'를 되돌아보는 것은 결국 이다.
사람들이 흔히 너 자신을 찾으라고 하잖아요.
그럼, 그 전에 이미 자신을 잃어버렸다는 뜻일까요?
52쪽
「나나」에서 가장 와닿는 문장이었다.
'잃어버린 나를 찾는 과정'은 흔한 말이다.
그렇다면 '나'를 '잃어버린다'는 것은 무엇일까?
'나'는 무엇이길래 잃어버리는 걸까?
'나나'가 수리와 은류를 각자 말하는 줄 알았는데,
소설을 읽다 보니 '나나'는 영혼과 육체를 뜻하는 것처럼 해석되었다.
'나나'의 타이포 중 하나는 비어 있고 하나는 채워져 있다.
비어 있는 육체와 육체를 떠난 영혼을 상징하는 것 같다.
「나나」는 '영혼'을 잃고 사는 요즘의 우리에게 어울리는 책이다.
책에서는 영혼리스를 코믹한 설정으로 풀어냈지만,
실제로 우리는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놓쳐가며
누군가가 정해 놓은 틀에 나를 끼워맞추며 살고 있는 것 같다.
나를 더 알고 싶게 해 준 이야기,
이희영 작가님의
2021년 최고의 힐링 판타지 「나나」,
어떤 모습으로 다시 나를 찾아올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