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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물처럼님의 서재
  • 오늘 내가 사는 게 재미있는 이유
  • 김혜남
  • 12,600원 (10%700)
  • 2015-03-23
  • : 3,603

“30년간 정신과 의사로 일하고 15년간 파킨슨병을 앓으며 비로소 깨달은 인생의 지혜” 라고 광고되어 있다. ‘긍정의 뇌’’(질볼트테일러)가 연상되었다.

비속한 인간의 일반적인 오류는 뭐든, 누구든 선입견을 갖는다는 것이다.

난 이 책을 선택하면서 감동이나 교훈은 뻔하거나 도식적일 거라는 선입견을 가졌다. 유한한 삶에 직면한 자의 무한한 아쉬움이나 떨어지는 낙엽 같은 삶에 대한 각오나 희망 같은 것 일거라 속단했다. 그걸 보면(아직까지는) 유효기간이 남은 내 삶이 조금은 더 견고하고 단단한 것이라는 상대적 안도감 같은 것을 느낄 거라는 생각도 했었음을 고해한다. 그리고 한 편으로는 ‘긍정의 뇌를 연상하며 어떤 차이가 있을지 호기심이 일어서 선택한 책이다.

하지만, 무심히 지난 세월에 대한 막연한 후회라거나, 남은 유한성의 시간에 대한 막연한 희망고문은 아니다.

배척이 아닌 포옹, 거부가 아닌 수용의 태도에서 한 편에서는 절실함과 한 편에서는 겸허함을 공감 받는다.

침식당하는 육신에게 굴하지 않으려고 잠깐씩 돌아오는 육신의 휴지기에 이렇듯 글을 쓸 만큼 자신을 무두질하는 강인함이 외경스럽다.

 

이 책은 육신의 고통을 견디기 위한 병자의 넋두리가 아니라 가슴으로 삶을 껴안으며 살아온 자의 공명이며, 마치 일용할 양식처럼 비치된 극심한 고통을 마주하며 살아가야하기에 더욱 투명해진 마음을 상대에게 비추는 거울이다.

의복처럼 의식은 제대로 갖췄는지 내 모습이 궁금할 때, 인생의 여정을 걷고 있는 나의 발걸음의 향방이 궁금할 때, 정신분석을 공부한 이 여의사의 거울을 들여다 봄직도 하다.

 

=가장 빠른 직선코스를 가야 한다는 강박관념만 버린다면 한 발짝을 떼는 것에 대해 두려움을 가질 이유는 없다. (병으로 인해 한걸음을 떼기도 어렵단다)

=남보다 빨리 목적지에 도착해봐야 그 기쁨을 나눌 사람이 없다면 오히려 더 슬픈 일이다.

=약한 부분을 고치려고 애쓰는 것 보다 강한 부분을 집중해서 강화시키는게 낫다. 못하는 것을 잘하려고 하면 낭비되는 에너지가 너무 많다. 뛰어난 장점이 단점을 커버한다. 그래서 약한 부분을 두려워하지 않고 드러낼 수 잇는 사람이 진정 강한 자이다. ( 이건 다중지능의 기본이론이다.)

=평생동안을 생의 결정적 순간을 랜즈에 포착하기 위해 헤맸다. 그러나 인생의 모든 순간이 결정적 순간이라는 것을 알았다. (사진작가 가프티)

=그래서 완벽한 때를 기다리지는 않는다. 내 삶은 늘 빈 구석이 많았고, 그 빈 구석을 채우는 재미로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럴 테니까. 준비가 좀 덜 되어 있으면 어떤가? 가면서 채우면 되고 그 모든 순간이 결정적 순간인 것을.

=세상으로부터 가진 것을 모두 빼앗기고 최악의 상황에 놓인다 해도 우리에겐 절대 빼앗길 수 없는 한 가지가 있다.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일까에 대한 자신의 선택권이다 .(아우슈비치에서 살아난 빅터 프랑클)

=타인의 비난에 화를 내는 것은 자신의 그 비난을 받을 만하다고 인정하는 것. 누군가 상처를 주고자 해도 내가 그것을 받지 않으면 그만. 그에 휘둘리지 말지는 자신의 선택여부에 달려있다.

=혼자만의 경험과 느낌은 내 기억 속에서 색이 바래지기 쉽다. 그러나 함께 나누는 기억은 추억이 되고 역사가 된다. 상대와 나 사이의 공간에 저장되어 의미를 부여받고 확장된다.

=충고하지마라, 충고는 기본적으로 ‘너는 틀렸다’하는 뉘앙스를 품고 있다.

=운명은 서서히 만들어지는 것. 콩깍지가 걷혀도 우리는 그 사람을 사랑하고 더불어 사는 법을 배울 수 있다. 그의 장점과 단점, 약점과 강점 모두를 총체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논어심득-꽃은 활짝 피고 나면, 시들 일만 남고, 달은 꽉 차면 기울 일만 남는다. 활짝 피기 전이나 꽉차기 전에는 마음 속에 기대와 동경이 있는 법. 관계도 이와 같다. 어는 정도 거리를 두어야만 확 트인 마음을 가질 수 있다.

=친밀해지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상대가 나와 다른 존재라는 것을 인정하고 존중해 주는 것. 그래서 친밀함은 결과가 아닌 과정이므로, 지속하기 위해서 노력이 필요한 것.

=가족은 눈물로 걷는 인생의 길목에서 가장 오래, 가장 멀리까지 배웅해 주는 사람. 꼭 가족이 아니어도 언제든지 나를 믿고 지지해 주는 사람들이 있기에 우리는 불안하고 두려운 인생길로 묵묵히 걸어갈 힘을 얻는다.

=예술작품은 각기 다른 아름다움을 뽐낼 뿐, 서로 비교할 수 도 없듯이, 자기 실현을 위해 애쓴 인생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을 뿐, 다른 인생과 비교 할 수 없다. 삶은 예술작품이다.

=인생은 경쟁에서 승자가 되는 것이 아닌 오로지 가치 실현이다. 단단한 내면세계를 가꾸는 일, 이것은 누구보다 빨리해서 좋을게 없고, 비교가 불가능하기에 진정한 가지만족이 가능한 것이다.

=천국과 지옥의 통과 기준: 자신 인생에서 기쁨을 찾았는가? 내 삶이 다른 사람을 기쁘게 했는가?

=삶은 경험이지 이론이 아니다. 삶에는 해석이 필요 없다. 삶은 살아야하고 경험해야하고 누려야 하는 것이다.(라즈니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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