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그네(오쿠타 히데오.2005),
책읽기는 좋아하나 책을 고르기는 참 어렵다. 누군가 먼저 읽고 좋으면 권해주는 경우가 있기도 하나, 매번 그럴 수는 없으니 책을 고르기 위해 인터넷서점을 서핑을 하는 경우도 많다. 그럴 때면 책에 대한 안목이 부족한 만큼, 베스트셀러나 밀리언셀러를 꼭 뒤적이게 되는데 최근에 마주하게 되는 책이 밀리언셀러 코너의 ‘공중그네’다. (앞 순위는 아니다)
5편의 단편에 나오는 환자들은 대부분 평범에 가까운 사람들이지만 어떤 한가지씩, 무의식적인 강박에 의하여 병원을 찾게 된다.
키포인트는 환자가 아니라 괴짜 같은 정신과 의사인데 그가 환자들을 치료하는 방법들이 괴상하다.
어떤 물건, 상황, 심리 등 대하기가 힘들어서 손에 땀이나고 사회활동이 어렵다며 찾아오는 환자들을 부추켜 마주하게 한다. 그리고 뜽금맞게 환자가 피하고 싶다는 스트레스의 원인을 의사 본인은 어찌어찌 참여하다가 결국은 그 일에 푹 빠져 즐긴다.
의사가 조폭인 환자와 직접 조폭협상에 동참하고, 100kg의 거구가 공중그네 쇼를 선보이고, 의대의 상징인 교수의 가발을 몰래 벗기고, 야구 대회 선수로 출전을 하고, 소설을 써서 막무가내로 출판해 달라고 보채는 식의 7명의 환자와 7가지의 치료방법?이 코믹하게 전개된다.
이 의사는 염치나 체면이 없고 식욕이든 의욕이든 자제력도 없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선입견과 두려움이 없다.
그러니 병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거나 공식화된 방법을 도입하지 않고 오히려 병을 병답게 보지 않고 직접경험을 해 봄으로써 환자의 딱딱함(지나치게 몰입된 의식)을 풀게 만든다고나 할까...
그러면서 환자 스스로도 카타르시스를 경험하기 때문에 자연치유가 되게 하는 묘한 재주는 있다.
얄미울 만큼 뻔뻔하면서도 미워할 수 없게 순수하기도 한 엉뚱발랄한 캐릭터로 인해 읽는 동안 웃음이 삐질삐질 나온다.
누구나 쉽게 겪을 수도 있을 만한 심리적인 요인들이 대부분인 정신병의 치료방법은 공포를 피하는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대면하기’라고 할까?
누구나 약간의 정도적 차이일 뿐, 정신병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그 해결 방법은 피하지 말고, 한번쯤은 정면하기가 좋구나... 하는 타산지석?
책이 헤질 만큼 스터디셀러인 이유가 분명 있다.
내가 해보지 못하는 ‘준엄한 규범’을 깨는 일탈의 후련함과 ‘규칙을 따르지 않는’ 소소한 재미들을 대리만족하게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