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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형
강물처럼  2020/08/30 07:35
  • 우리 형
  • 박예분
  • 11,700원 (10%650)
  • 2020-07-03
  • : 151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우리 형 –박예분

 

박예분 작가의 ‘우리 형’

표지는 전혀 전쟁 이야기 같지 않았다. 마치 전원일기를 보는 듯 평화로운 풍경이었다.

물론 이야기 전반부도 그랬다. 시대는 조금 달랐지만 현대에도 있을 법한 가정의 이야기로 시작되었다.

형과의 나이 차이는 열두 살. 이불에 오줌을 싸면 부모님 몰래 이불을 말려주고, 받아쓰기 20점을 받아도 괜찮다고 격려해주며 한글을 가르쳐 주던 형, 왕딱지, 썰매를 만들어줘서 친구들의 부러움을 받게 해준 형, 그런 따뜻하고 평범한 형제의 이야기였다. 하지만 이야기가 진행되고 뒤표지를 덮는 순간 눈시울이 뜨겁고 콧망울이 찡하게 시렸다.

 

인민군과 군인들이 대치했다는 점, 인민군은 밤에, 군인은 낮에 마을 사람들을 괴롭혔다는 사실도 힘겹다. 하지만 친구들에게 자랑이었던 형이 군대 가서 돌아오지 않는다는 사실이 더 현실적인 아픔이다. 그래서 더욱 찡하다. 이런 힘든 시기에 가족마저 흩어져 살아야 하다니, 이렇게 힘들 때 형이 있었다면 얼마나 든든했을까. 하는 안타까움이 크기 때문이다.

 

올해가 6.25 전쟁 발발 70주년이지만, 우리는 전쟁 세대가 아니기 때문에 전쟁의 무서움을 알지 못하고 그래서 두려움이 덜 한 것도 사실이다.

‘우리 형’은 전쟁의 참혹함을 강조하지 않았지만 든든했던 형이 군대를 갔는데 다시는 돌아오지 않게 되었다는 사실만으로 어떤 참혹함보다도 더욱 참혹하게 느껴지게 한다.

작가의 말에, 이야기는 실화이며 큰아버지의 비망록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이야기는 더욱 현실적으로 다가오고 전쟁이 결코 남의 이야기가 아니게 여겨진다.

 

우리 민족이 겪었던 아픔인 6.25 전쟁이야기를 서정적으로 풀었다. 전쟁이라는 무거운 소재를 동생의 시각을 빌어 형제애로 재해석한 것이다. 아이들의 눈높이에 초점을 맞춘 ‘우리 형’은 따뜻하기에 더욱 가슴이 절절한 우리들의 역사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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