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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니네 미술관
- 이진민
- 16,650원 (10%↓
920) - 2024-10-28
: 3,800
미술은 한시대의 사회와 문화상을 반영한다.
현재의 우리는 미술작품을 통해 당시의 사회를 들여다보고 해석하면서 작품을 탐미한다.
작품을 감상할 때는 다양한 관점과 기준이 있다.
미술감상에 서투른 나는 책을 통해 작품을 감상하는 관점과 기준을 익혀나가고 있다.
그동안 나 자신이 미술을 매개로 사회의 현상이나 사물과 삶의 다양한 측면을 연결해 풀어낸 책들을 좋아한다는 것을 여러 권의 미술 에세이를 읽으며 깨달았다.
내가 이 책을 고르며 기대가 컸던 것은 사실 ‘세상의 딸들을 위한 미술관’이라는 가제 워딩 탓이기도 했다.
딸이라는 단어에 꽂혀, 페미니즘 책으로 오해했다.
이미 내 머릿속에 깊숙이 박혀있는 분별없이 받아들였던 미술작품에 대한 관념과 편견들을 처음 『캔버스를 찢고 나온 여자들』, 『기울어진 미술관』을 읽을 때처럼 잘게 깨 부셔주길 바랐다.
작가는 서문에서 이 책이 ‘미술을 매개로 한 여성들의 이야기’라고 생각해 주길 바라면서 누군가에게는 이 책이 순한 맛이고, 누군가에게는 너무 매운맛이 될 거라 말했다.
앞선 미술책들로 단련이 돼서인지 나에게는 되려 이 책이 순한 맛으로 다가왔고, 그래서 완독 후 미술책이 아니라 꽉 찬 인문, 철학서를 한 권 읽은 기분이었다.
작가가 여성 철학자이기에 때로는 여성의 시각으로 불편함과 이상함을 끄집어내는 시각이 묻어있지만,
꼭 딸이 아니라 이 세상의 아들들에게도 전해줄 수 있는 따뜻한 조언들이 듬뿍 담겨있는 책이었다.
우리의 딸과 아들들에게 인생을 살며 꼭 해주고 싶었던 말들, 곱씹고 다시 생각해 봐야 할 이야기들을
어느 한쪽으로 너무 쏠리지 않게 따뜻하고 읽기 편한 문체로 썼으니 부담스러워할 필요는 없다.
이 책은 <다시 바라볼 것들>,<크게 바라볼 것들>, <함께 바라볼 것들>이라는 3장으로 구성되어 있고 다시 총 9개의 단어를 분류하고, 각 단어별로 작가가 선별한 여러 미술작품을 들여다본다.
작가는 다시-크게-함께 미술작품을 바라보다 보면, 마지막에는 자신의 글이 한 지점을 향하고 있음을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나는 이것이 결국 삶을 살아가는 태도에 대한 이야기로 향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1장에서는 ‘다시 바라볼 것들’이라는 소제목 아래 <근육, 마녀, 거울>에 관한 작품들을 이야기하며 여성들에게 덧씌워진 굴레, 여성들의 희로애락 속에 깊이 새겨진 것을 끄집어낸다.
2장 ‘크게 바라볼 것들’에서는 <슬픔, 서투름, 사소함/익숙함/하찮음>을 이야기하며 삶이라는 것이 결코 기쁨과 완벽함, 능숙함으로만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는 사실 그런 삶만이 잘 된 삶이라 할 수 없는 이유를 말한다.
3장 ‘함께 바라볼 것들’에서는 <직선과 곡선, 앞과 뒤, 너와 나>를 통해 사물의 다른 면, 보이는 것 너머의 것들을 보고, 균형 잡힌 시각으로 세상을 두루두루 보는 법에 대해 이야기하며 결국 어떤 마음을 품고 살아야 할지를 생각해 보게 한다.
9개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각 단어를 고찰해 볼 수 있는 미술작품과 작가만의 철학적 사유, 삶의 조언, 그리고 함께 볼만한 문학작품까지 소개하며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이 몹시 흥미롭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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