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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있는사람들님의 서재

"실을 금방 뽑아 숨 쉬면 아픈데도 내 방 앞에 줄은 한정 없이 길었소...."
당시엔 물론 자궁을 잃은 줄도 몰랐다. 그걸 안 건 나중에 훌륭한 남자를 만나 결혼한 이후였다.
"혼인을 했으면 아이를 낳아줘야 하는 게 여자의 임무인데...암만해도 아가 안 생깁디더. 그래서 혼자 병원에 가봤더니 자궁을 끊어내고 없다 캅데다."
그 사연을 어떻게 말로 다 풀어낼 수 있으랴. 우리는 밤을 꼬박 샜다. 울고 웃었다. 왜냐하면 김수해 할머니의 이후 삶이 너무나 행복했기 때문에.


하늘에서 내려온 남편

신선이 하늘에서 죄를 짓고 땅으로 내려온 것을 적강라고 부른다. 김 할머니가 만난 남편이 바로 그 적강이었다. 믿을 수 없이 관대하고 여자를 귀하게 사랑할 줄 알며 남의 아픔을 애통할 줄 아는 남자. 그는 산판에서 벌목공으로 일하는 쿨리(하층 육체노동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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