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이 들려주는 인권이야기
별나씨 2025/02/26 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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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 사는 세상을 위한 미술관 인권 수업
- 공주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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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0) - 2025-02-10
: 450
이 책에 실린 그림들은 아마 대부분 익숙할 것이다. 하지만 ‘인권’이라는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본다면, 우리가 알던 그림 속에 숨겨진 또 다른 이야기가 들려온다. 예술이 인권을 말할 수 있을까? <사람 사는 세상을 위한 미술관 인권 수업>은 그 질문에 대한 흥미로운 답을 제시한다.
책을 읽으며 가장 인상 깊었던 문장은 '고흐는 현실의 조연을 미술의 주연으로 호명했다'라는 구절이었다. 누구나 존중받아야 할 권리를 지니고 있지만, 현실에서는 그렇지 못한 이들이 여전히 존재한다. 하지만 예술은 그들을 주인공으로 세우고, 이름을 불러준다. 고흐의 그림 속 인물들은 화려한 주인공이 아니라 소외된 이들, 노동자, 가난한 사람들이었다. 예술이 그들을 비춰주었기에, 우리는 그들의 존재를 기억하고 공감할 수 있다.
책은 또한 크레아 프로젝트에서 보정된 <모나리자>나 과장된 남성성이 아닌 평범한 시민의 위대함을 담고자 했던 <칼레의 시민>을 통해, ‘왜곡되지 않고 변형되지 않은 나’의 가치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사회가 규정하는 미적 기준이나 정형화된 모습에서 벗어나,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인정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인권의 실천임을 깨닫는다.
놀이권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로웠다. 브뤼헐의 <아이들의 놀이> 속 아이들은 시간이나 장소의 제약 없이 자유롭게 뛰어논다. 최근 AI 명화 융합 수업에서 아이들이 쓴 노랫말, "매일매일 놀이를 할 수 있다면 정말 좋겠어~ 우리는 계속 놀고 싶은데~"를 떠올려보니, 현대의 어린이들이 놀이를 충분히 즐기지 못하는 현실이 더욱 선명하게 다가왔다. 단순히 노는 모습을 그린 것이 아닌 놀이도 권리이며, 아이들에게는 자유롭게 뛰어놀 권리가 있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런 미술은 어떤가요?’ 코너는 무척 신선했다. 예술이 단순히 감상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편견과 경계를 허무는 매개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예를 들어, 아가타 올렉의 <라인업>에서 사람들이 머리부터 발끝까지 털옷으로 감싸져 있다. 성별, 인종, 신체적 특징 등 편견을 불러일으키는 모든 요소를 가리고, 그 자체로 평등을 표현하는 퍼포먼스였다.
이 책은 미술을 단순한 감상에서 벗어나, 인권을 이야기하는 살아 있는 언어로 바라보게 한다. 우리에게 너무 익숙한 명화이지만 그 속에 숨은 또 다른 목소리를 발견하는 경험은 흥미롭고 감동적이다. 예술이 어떻게 사회적 불평등과 차별을 조명하고, 보다 나은 세상을 위해 기여할 수 있는지를 탐구하는 이 책은, 인권과 예술의 만남이 얼마나 의미 있는지를 다시 한번 깨닫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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