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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가님의 서재
  • 로드
  • 코맥 매카시
  • 13,500원 (10%750)
  • 2008-06-10
  • : 16,039
코맥 맥카시의 '더 로드'

짧은 문장, 간결한 대화, 삭막한 풍경, 그리고 두 사람.

아버지와 아들이 길을 걷는다. 아버지의 앞에는 길을 가기 위해 필수적인 음식, 담요, 연장 등등이 카트에 담겨있다...
목적지는 '바다' 인 듯하나 그 목적지에서 무엇을 하겠다는 내용도, 그 곳에 무엇이 있으리라는 확신 그런 건 아무것도 없다.
그저 살아남는 것이 현재로서 최선인 듯한 하루하루, 세상은 재에 덮혀있고 길에는 시체들이 간간이 눈에 띄인다.
누군가에게 화살을 맞은 아버지는 상처를 실로 꿰맨다.

아팠죠, 그죠?
그래. 아팠어.
아빠는 정말로 용감해요?
중간 정도.
지금까지 해본 가장 용감한 일이 뭐예요?
남자는 피가 섞인 가래를 길에 뱉어냈다. 오늘 아침에 잠자리에서 일어난 거.
정말요?
아니, 귀담아 듣지 마라. 자, 가자.

아버지와 아들, 둘이 길을 가는데에 어린 아들은 아무래도 짐이다. 위급한 상황에서 혼자 일을 처리 할 줄 모르고, 걸음이 더디고, 감정에 휩싸여 섣부른 동정심을 내보인다. 하지만 이 소설을 끝까지 읽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것 이다. 아버지는 그 거추장스러운 아들이라도 옆에 있지 않았다면 진작 숨을 거뒀으리라.
어두운 길에서 몸은 필요 이상으로 크게 느껴진다. '나'만이 확대되고, 길 속으로 몸과 마음은 자꾸 빠져들어 결국 헤어나어지 못 할 상태가 된다. 무엇이든 삼켜버릴 것 같이 생긴 무심한 그 길은 어디론가로 이어져 있지만 동시에 그 자체로 블랙홀이다. 

그 막막한 길 위에서 유일하게 '용감'을 발휘하는 순간, 누군가 옆에 있는 순간이다. 
길 위에서 구원이자 목적지이자 '오늘 아침' 잠자리에서 일어나게 해주는 것. 
그건 우리 옆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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