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을 위한 독서 모임
김선희 2025/11/13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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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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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첫 독서 모임은 3년 전 북촌 지우헌에서 시작한 <담백한 북클럽>이다. 모르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자리를 어려워하는 내가 독서 모임에 선뜻 발을 들인 것은 우물 안 개구리로 머물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우물 안에서 (껑충 뛰쳐나왔다.
처음 모임에 나갔을 땐 어색함이 컸다. 누군가의 책 이야기에 고개를 끄덕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바빴다. 같은 문장을 두고도 전혀 다른 감상을 나누는 사람들의 말을 들으며, ‘책은 이렇게도 읽힐 수 있구나’ 하는 깨달음이 찾아왔다. 그들의 시선은 내 생각을 조금씩 흔들었고, 그 흔들림 속에서 내가 몰랐던 나를 발견했다. 김민영 저자가 말하는 삶을 확장하는 독서 모임이 바로 이런 순간에서 비롯된다는 걸 실감했다.
20년 차 독서 모임 진행자로 활동하는 김민영 저자의 『내 삶을 위한 독서모임』은, 함께 읽기의 힘을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저자는 책을 매개로 사람들이 모여 서로의 생각을 나누는 순간이야말로 진짜 독서의 완성이라고 말한다. 그는 독서 모임을 ‘읽고, 생각하고, 말하는 첫 번째 연습실’이라 부르며, 그곳이 단순히 책을 읽는 자리를 넘어 삶의 태도를 연습하는 장이라고 강조한다. 책 한 권이 한 사람의 마음을 열고, 그 마음이 또 다른 마음을 향해 다가가는 일. 그는 독서 모임을 삶을 나누는 공동체로 바라보며 그 안에서 관계가 자라고 사람도 자란다고 이야기한다.
저자는 독서 모임에서 주의할 점으로 ‘멤버끼리 너무 친해지면 곤란하다’라는 이야기도 덧붙인다. 친분이 과해지면 책보다 사람이 앞서게 되어 사담이 늘어나거나, 책 읽기가 느슨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말에 참 공감이 갔다. 우정 속에서 책을 중심으로 모이는 일, 그 균형을 지켜가는 일이야말로 독서 모임의 품격을 만드는지도 모르겠다.
책을 함께 읽는다는 건 결국 서로의 삶을 함께 읽는 일이다. 『내 삶을 위한 독서모임』은 그 사실을 다시 일깨워 준다. 그 시간 덕분에, 나는 오늘도 우물 밖 세상을 향해 조금씩 걸어 나가고 있다. 세상은 여전히 넓고 다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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