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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희님의 서재
  • 우주를 짓다
  • 윤주연
  • 19,800원 (10%1,100)
  • 2025-09-30
  • : 855
어떤 삶을 살고 싶은가. 그 삶을 품을 집은 어떤 모습일까. 집은 몸과 마음을 온전히 쉬게 하여 기운을 재생시키는 곳이다. 우리가 가장 오래 머무는 공간을 아름답게 꾸미고 싶은 마음은 인간의 본성이다. 나의 취향이 잘 담긴 가장 나다운 장소가 집이다.

나는 아파트보다는 주택에 더 마음이 간다. 그래서 고향 마을에 내려가면 자연스레 빈집들을 둘러보게 된다. 지금 고향에는 빈집이 두 채 있다. 언젠가 서울 생활을 정리하고 시골로 내려간다면, 그중 어느 집이 좋을까 살펴 본다. 부모님 집은 남동생이 살기로 했으니 시골에서 산다면 나만의 집이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부쩍 든다. 마음에 둔 집은 앞이 시원하게 트여 멀리 큰길까지 보인다. 전 주인이 어떤 삶을 살다 떠났는지도 알기에, 나와 그 집이 잘 어울리겠다는 느낌이 든다.

집에 대해 곰곰이 생각하던 중, 윤주연 건축가의 『우주를 짓다』를 읽었다. 이 책은 집을 짓고자 하는 의뢰인의 개인적 소망을 현실로 옮겨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 집을 짓는다는 것은 건축주, 건축가, 시공사가 삼위일체가 되어 ‘삶을 담아내는 그릇’을 만들어내는 과정임을 알게 되었다. 집 우(宇)와 집 주(宙)를 써서 ‘우주’라 이름 붙인 건축 이야기는 한 편의 다큐멘터리처럼 생생했고, 단숨에 읽히는 재미가 있다. 만약 내가 집을 짓는다면 이름을 ‘예(藝)인(仁)’이라 짓고 싶다. 삶은 예술이라고 여기기에 예술 활동을 하며 어질게 살고 싶은 마음을 펼치고 싶어서다.

우리는 누구나 더 나은 삶을 그려볼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모두 미래의 예비 건축주다. 지금 집을 짓든, 언젠가 짓든, 설령 계획이 없더라도 지금 살고 있는 집의 불편함을 발견하고 더 나은 가능성을 꿈꿀 수 있다. ‘집’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고 나서 당장 집을 짓고 싶어질지도 모른다. 그러고 보면 이 책은 조금 위험하다. 읽고 나면 마음이 들썩이고 나만의 집을 꿈꾸게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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