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연두이야기님의 서재
  •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 장 지글러
  • 8,820원 (10%490)
  • 2007-03-12
  • : 41,005



 인간으로 태어났다면 적어도 삶을 살아보고 가야 하지 않는가. 때로 죽는 데 낫겠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 온다 하더라도. 삶은 살라고, 살아보라고, 누려보라고 있는 것이 아니던가.  
 그런데, 

 살아보지도 못하고 죽어야 한다면. 그것도 굶주려서.  

 끔찍한 일이다.  

 살려야 한다.  

 2만원이면 영양실조에 걸린 어린이 300명에게 고단백 영양식을 줄 수 있단다. 유니셰프 후원금을 만 원에서 3만 원으로 늘렸다.  

 그러나 여전히, 

 먹먹하다.  

<프랑스 문호 빅토르 위고는 "당신들은 구호를 받는 가난한 자들을 원하지만, 나는 가난이 없어지기를 바란다"고 했다. 타인의 가난과 고통을 자신의 행복감을 배가하는 재료로나 여기는 무정하고 인색한 부자들이 즐비한 현실에서 버핏과 게이츠의 선행은 분명 돋보인다. 하지만 갑부들의 거액 기부를 마냥 찬양해도 될 만큼 세상사는 단순 명쾌하지 않다. 위고라면 당연히, 그런 거액의 희사를 예찬하기 전에 특정 개인들이 웬만한 국가들 국내총생산(GDP) 규모를 능가하는 돈을 기부할 만큼 천문학적인 재산을 모을 수 있고 또 그런 거액을 뿌려야 할 정도의 빈부격차가 존재하는 사회체제 자체에 의심의 눈길을 보냈을 것이다.>     - 한계레21 
 
내 먹먹함의 이유는 이것이다. 이런 모순 구조를 고발한 이 책. 책을 읽는다는 게 단순한 앎에 그치기 위함이 아니라면 뭔가 해야하지 않는가. 무엇을, 무엇을???
  
 
 

  부끄럽고, 부끄럽게 만드는 책이다.  최루탄, 지랄탄이 터지던 시위현장에서 내가 꿈꾸던 세상은 무엇이었던가. 최루탄에 머리가 깨져 헐떡이던 숨통, 한쪽 눈이 실명된 후배, 빵에 다녀온 후 정신이상자된 그들이 이루려했던 세상은 과연 무엇이었던가. 다 같이 잘 먹고 잘 살자는 그런 사회가 아니었던가.  
 
 그런데 88만원이라. 그것도 98%의 사람들이.
  
 그것이 현실이 될 것 같아 두렵다.  
 
 전국민에게 이 책을 읽게 하라!!!  
 그리고 전국민이 토론을 하게 하는 거야. 중요한 정책결정, 다 같이 하는 거지.  
 안 된다구? 왜? 어째서? 
 
 그래도 궁금하다. 만약 그렇게 할 수 있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경제분야에 별 관심도 없고 잘 알지도 못했는데 이 책을 읽고 위의 책들까지 읽게 되었다. '신자유주의' 가면 뒤의 얼굴은 어떤 모습인지, 세계 경제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나처럼 경제분야에 무지한 사람도 잘 알 수 있을 터.   
 
 
 요즘 읽고, 읽게 될 책들을 통해 보는 세상은 암울하다. 끝을 향해 달리고 있다는 느낌. 빈익빈 부익부를 넘어 '승자독식'으로, 모든 사람들이 노예인지조차 모르고 노예가 되는 '매트릭스'처럼. 종교적 차원에서가 아니라 인간은 인간의 탐욕으로 멸망하게 될 거 같다는 생각이 다시금 고개를 쳐든다.
 부끄럽고, 먹먹하다.  
 
 "네오, 이제 너도 길을 아는 것과 길을 걷는 것의 차이를 알게 될 거야."(영화 매트릭스. 88만원세대 인용)  
 
 허나,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인가. 어떻게 걸어야 할 것인가.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