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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두이야기님의 서재

'심리 치유' - 그걸 한 마디로 정의한다면

'마음을 비워라!' 가 아닐까.

 허나, 그 한 마디를 자기화하는 일은 ... 평생을 두고 하려 해도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무의식, 사랑, 대상 선택, 분노, 우울, 불안, 공포, 의존, 중독, 질투, 시기심, 분열, 투사, 회피, 동일시, 콤플렉스'(사람풍경 세 가지 목차들 중 두번째까지) - 그 모든 것을 나는 다 가지고 있었다.  그 마음들을 들여다보기까지, 그 모든 것을 다 지닌 괴물같은 나라는 인간을 인정하기까지 내가 쏟아낸 눈물은 얼만큼이었을까.

 힘겹게, 아주 간신히 '자기애, 자기 존중, 몸 사랑, 에로스, 뻔뻔하게, 친절, 인정과 지지, 공감, 용기, 변화, 자기 실현'(사람풍경 세 번째 목차들) 에 근접하기까지 내가 쏟아낸 토사물은 얼만큼이었을까.

 내 눈물의 어디쯤에서, 토사물을 게워내는 어디쯤에서 이런 책을 만났더라면 조금은 쉬웠을까. 그 과정들이.

 그럴 것이다... 그렇지만 또한 겪었어야 할 시간들이었으리라.

 그리고... 여전히 남아있을 마음의 난장판을 정확히 보아야하리라.

 

'천 개의 공감' 은 독자들의 사연에 대답해주는 방식으로 쓰여있다.

모든 문제들이 어렸을 때 부모로부터 시작된다는 숱한 이야기 어디쯤에선 기억나지 않는 어린 시절을 되짚어보았다.(이상하다. 왜 어린 시절 기억은 하나도 나지 않을까. 크면서 엄마가 해주신 얘기로밖에 기억이 나지 않으니... ) 아직도 아기인 채로 남아있는 나를 다독여주었다. 

 그런데 한 편으론 화도 났다. 대체 인간은 부모로부터 얼마나 멀리 갈 수 있는 건가. 멀리는커녕 결국 몸만 바뀌었을 뿐이지 자식의 문제는 부모의 문제고 그렇다면 그 부모는 다시 그 부모의 부모의 문제고 또 그 부모는 ... 그건 결국 한 사람이 아닌가.  그 근원은 어디인가.. 나는 누구인가?

 그런데 나는 왜 그토록 발전해야 한다는 명제에 목을 매는가. 청출어람이라 스승보다 뛰어난 제자가 되어야 하고, 부모보다 나은 자식이 되어야 하고.... 인간 중에서 최상의 인간이 되어야 하고, 지금 이런 갖가지 마음이 부리는 농간에 놀아나는 인간이 아닌 그 이상의 인간이 되어야 한다는... 드러나지 않은 부처의 모습을 보아야 한다는.... 그것 역시 내가 만들어낸 환상은 아닐까. '지금 여기'가 아닌 다른 무엇이 있을 거라는, 하여 살면서도 참삶을 살고 있지 않은 것 같은 생각이 (예전보다야 줄었지만) 불쑥불쑥 드는 것은........................ 여기가 내가 막혀 있는 지점이었다. 목표는 갖되 목적은 가지지 않겠노라, 지금, 여기를 살겠노라, '더 나은 삶을 끝장내라'는 말을 지니고 살리라 했으면서도..........

  "정신분석을 받을 때 내가 가장 먼저 맞닥뜨렸던 것 역시 방어의식이었다.지금까지 언급된 모든 종류의 방어의식이 나의 내부에 있었으며 방어 의식에 갇혀 제대로 살아본 적도 없는 듯 느껴졌다. 아무것도 없는 낯선 숙소에 머무는 듯한 삶, 저편 언덕에 닿지 않는 다리 위를 걷는 듯한 삶, 거대한 방패에 갇혀 있는 듯한 삶, 그 속에서 정신의 힘은 점점 약해지고 생은 진퇴양난의 계곡에 방치되어 있을 것이다."                               - '사람풍경' 중에서
 그런가. 그런 것인가..............................................

 
 "이 세상에서 우리가 바꿀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은 우리 자신밖에 없다"  - 괴테('천 개의 공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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