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확실히 아는 것들-오프라 윈프리>를 읽고...
읽는 내내 행복했고, 진실되게 와닿았던 책
좋은 책을 읽을 때의 기분은 마치 구름 위를 걷는 것과도 같은 기분이다. 나는 이 책을 읽는 동안 내내 행복했고, 그녀의 솔직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너무 기뻤다. 그녀가 유명하고 대단한 사람, 이라는 것을 빼면 나는 사실 그녀에 대해 아는 게 그리 많지 않은 사람이다. 이번 기회에 그녀가 오랜 시간에 걸쳐 적어온 글들을 읽으면서 ("내가 확실히 아는 것들"은 그녀가 영화 평론가 진 시스켈에게 "당신이 확실하게 아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무엇입니까?" 라는 질문을 받고 오프라 윈프리가 O매거진에 한달에 한번씩 쓴 칼럼들을 모은 책이다) , 그녀에 대해 더욱 알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는 내내 그녀의 문장들이 참 진솔했으며, 개인적으로 나는 읽는 내내 공감할 수 있었다. 그녀의 책은 그녀가 우리와 같은 세상에 사는 사람으로서 우리와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이야기를 풀어놓는 반면, 그녀가 직접 그녀의 깊은 삶 속에서 발굴해낸 교훈들이므로 특별하게 빛나고 있다.
그녀의 숱한 경험담, 그리고 나의 공감과 깨달음...
그녀와 내가 겪은 경험들 중에선 아마 똑같은 경험은 한가지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 상황 자체를 크게 보자면, 비슷한 경험들은 있다고 볼 수 있다.
p. 63~64/ 나는 당신이 계속 장애물과 마주치기를 바란다.
그것을 딛고 살아남을 수 있는 것, 한 발을 다른 한 발 앞에 계속 놓을 수 있는 것, 정상이 위에서 굳건히 버티고 있음을 마음에 새기며 인생의 산을 오를 수 있는 위치에 있다는 것은 축복이기 때문이다.
인생의 모든 경험이 소중한 가르침을 주기 때문이다.
나는 그녀가 "14세에 임신을 한 사실만큼은 숨겨왔고, 그 비밀이 폭로될까 두려움을 느꼈단 점"에서 조금은 놀랐다. 어찌보면 누구나 충분히 두려움을 느낄 수 있는 비밀, 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나는 그렇게 세계적으로 높은 위치에 있고, 멋지고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내뿜는 그녀가 두려움을 느꼈다니, 하고 나도 모르게 놀랐던 것이다. 사실 놀랄 점은 하나도 없었는데 말이다. 우리는 너무나 흔히 간과하고 넘어가는 사실이 있다. 아무리 훌륭하고 멋진 사람들이라도, 우리와 같이 똑같이 두려움, 부끄러움을 느낀 적이 있었다는 사실 말이다. 단지 그러한 때를 어떻게 지나왔는지가 그들과 나의 차이일 뿐이다. 이러한 당연한 사실을 가끔 간과하고 나는 때로 놀라기까지 한다. 참으로 우스운 일인것 같기도 하다. 그들과 나의 차이는 "두려움을 느꼈나, 느끼지 않았냐"의 차이가 아니다. "두려움에서 무엇을 배웠고, 앞으로 그것을 어떻게 극복해나갈 것"의 차이일 뿐인데 말이다.
그녀의 임신했던 사실이 폭로되었을 때, 그녀는 실로 너무나 걱정했지만 사실 달라진 건 아무것도 없었다고 한다. 나는 두려움이란 우리를 옳아매는 족쇄라고 생각한다. 나 역시 어떠한 비밀이나 어떠한 실수가 폭로될까 사실 세상은 아무렇지 않은데 나 혼자 두려움을 느끼고 있었던 때가 있다. 바로 이 점이 그녀와 같지는 않지만 비슷하다는 나의 경험이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그러한 두려움을 경험해본 적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는 분명, 두려움이 나를 붙들어놓으려고 해도 극복할 수 있을만한 힘을 갖고 있다는 것을 믿어야한다. 우리는 지금까지 두려웠던 어떠한 상황들에서, 늘 그렇듯 이겨냈고 지금도 이렇게 온전히 서있으니까.
(만약 내게 와닿은 모든 부분을 형광펜으로 칠했다면, 나는 이 책의 거의 모든 줄에 밑줄을 쳐나가야 했을 것이다. 사실, 나는 포스트잇을 붙여놓아 서평을 쓸 때, 내가 와닿은 부분을 다시 볼 수 있게 표시해두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는 몇번 포스트잇을 붙이다 그 일을 그만두었다. 왜냐면 거의 모든 페이지마다 포스트잇을 붙어있을 게 뻔하므로 말이다.)
나에게로 온 문장들 :)
p. 77/ 이제는 확실하게 안다. 깊은 관계의 부재란 내가 '다른 이'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다는 뜻이 아니라, 내가 나를 외면하고 있다는 것을 말한다는 걸. 물론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하고 지탱해주는 관계는 누구에게나 필요하다. 하지만 나를 치유해주고 완전하게 해줄 사람, '너는 아무 가치도 없다'며 항상 내 안에서 속삭이는 목소리를 잠재워 줄 누군가를 찾고 있다면 그것은 시간낭비다. 이유는 간단하다. 자신이 가치있는 존재라는 걸 스스로 깨닫지 못하는 사람을 친구나 가족이 나서서 그렇지 않다고 완전히 이해시키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모두가 누군가에게 인정받고 싶다는 소망을 갖고 살아간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나는 보다 특별하고, 가치있는 사람으로 타인에게 인정받기를 바란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깨달은 것들 중 한가지는 바로, 나 자신을 가치있게 여기기 위해서는 다른 이들에게 인정받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이 나를 인정하고 아껴야한다는 것이다.
p. 84/ 인생은 타인과 나눌 때 더 멋지다는 것을 언제나 알고 있었지만, 이제는 그 타인의 범위를 더 넓히면 인생이 더 달콤해진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
책을 읽으면서 그녀가 '사교적인 사람'이 아니였다는 말에 굉장히 놀랐다. 그녀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토크쇼의 여왕'이 아닌가! 그러나 물론, 그녀는 후에 한 여인을 만난 것을 계기로 멋진 '사교적인 사람'이 될 수 있었다고 한다.
p. 86/ 나는 너무나 많은 여성이 로맨스라는 것에 넋을 잃는 것을 보았다. 나도 그런 사람 중의 한 명이었다. 그들은 자신의 삶을 온전히 채워줄 누군가를 찾지 못하면 자신이 영원히 미완성의 존재로 남을 거라고 믿는다. 하지만 잠시 생각해보면 얼토당토않은 소리다. 나는 나 혼자로 이미 온전한 사람이다.
혼자서 행복해야, 둘이 되어도 행복하다는 말을 어디선가 들어본 적이 있다. 우리는 이미 온전한 사람이다. 그녀의 말처럼 우리는 나 자신을 타인을 통해서 자기 자신을 채우려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p.99/ 반려동물을 키우며 우리는 조건 없는 사랑을 배운다. 그리고 그 사랑은 다시 돌아온다. 애틋하고 순수한 사랑. 그만한 것이 또 있으랴.
나 역시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어선지, 그녀의 말이 참으로 공감됬다. 나는 내 반려동물들에게 무언가를 바라고 사랑을 주는 것이 아니다. 그냥 내 가족이라서, 너무 사랑스러운 존재들이라서 나도 모르게 그들에게 내 사랑 전부를 주려고 한다. 그러면 반려동물들은 내게 그 이상의 사랑과 행복감을 주곤 한다.
p.140/ 당신은 자기 자신을 제외한 다른 사람들에게 아무것도 증명할 필요가 없다. 그것이 바로 당신이 궁극적으로 배워야하는 교훈이다. 두려움 없이 산다는 것, 그리고 최고의 삶을 향해 계속 나아간다는 것의 진정한 의미이다.
내가 너무나 사랑하고 존경하는 우리 외할아버지께서도 그녀와 비슷한 말을 내게 하셨을 때, 나는 그 말을 여러번 읽어보며 눈물을 흘렸던 것으로 기억한다. 남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내가 어떻게 생각하느냐, 가 중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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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내내 한줄 한줄이 소중했고, 와닿았으며, 그녀의 진솔함을 느낄 수 있었다.
책 띠에 적힌 "수많은 침대 옆 탁자에 놓이게 될 작은 책-뉴욕 데일리 뉴스"이라는 말에 정말 백번이고 공감한다.
이 책을 다시 읽으며 그전에는 찾지 못했던 새로움을 깨닫기 위해, 또 그때 느꼈던 아름다운 영감들의 순간을 다시 느끼기 위해, 나는 이 책을 분명 다시 뒤적거리게 되거나, 통채로 두번 이상 읽게 될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