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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tention1995님의 서재
  • 다 그런 건 아니야
  • 강민혁
  • 19,800원 (10%1,100)
  • 2026-04-22
  • : 180
*도서를 제공 받았습니다.*

손을 뻗는 순간, 시간은 이미 손가락 사이를 빠져나간 뒤다.
우리가 자꾸 뒤를 돌아보는 건 미련 때문이 아니라, 그 시절이 실재했다는 것을 확인하고 싶은 본능일지도 모른다.

함께 봤던 영화 한 편, 같이 읽던 책 한 권도 이렇게 그리운데, 어느새 그 그리움마저 그리워하게 되는 날이 온다.
시간은 그렇게 소중한 것들을 과거라는 서랍 속에 조용히 밀어 넣는다. 다행히 우리에겐 '사진'이라는 다정한 증거가 남았다.

셔터를 누르던 그 순간, 시간이 잠깐 숨을 멈췄던 자리.

​■ 닫힌 방을 열고 나온 문장들
작가는 고백한다. 어린 시절 감당하기 벅찼던 차가운 시선들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 문장을 짧게 끊어 냈다고. 상처받을 빈틈을 내어주지 않으려 입을 닫았던 두려움이, 스스로 만든 닫힌 방 안에 문장들을 가두어 두었다고 말이다.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그 단호한 마침표들은 독자에게 너른 여백이 되었다. 각자의 감정을 조용히 밀어 넣을 수 있는, 숨 쉬기 좋은 빈자리로.

​■ 낮고 넓은 시선이 건네는 위로
무대 맨 뒤, 멤버들의 등과 객석의 환호를 동시에 조망하는 드러머의 시선은 낮고도 넓다. 가장 잘 보이는 자리에서 가장 조용히 버텨온 사람. 그가 이제는 자신을 숨기던 마침표를 지우고, 조금 더 길게, 조금 더 용기 있게 쉼표를 내어놓기로 한다.
​작가가 조심스럽게 부어둔 현상액 속에 나의 기억을 가만히 담가본다. 그리고는 지쳐있는 내게 다 그런 건 아니라고, 조용히 속삭여본다.

​■ 당신의 여백을 위한 책
멈추어 선 글자들 사이에서 나는 오늘 나의 가장 소중한 기억 하나를 들여다본다. 그 안에도 여백이 있다. 말해지지 않은 것들이 조용히 고여 있는 자리. 아직 현상되지 않은 빛처럼.
​결국 우리를 잇는 건 서로의 다름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유연한 마음, 그리고 그 틈을 메우는 사랑의 온기일 것이다. 이 책이 남긴 여백에 어떤 색을 칠할지는 오직 당신만이 안다. 길 잃은 기억을 안고 사는 모든 이들에게 이 다정한 쉼표를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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