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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odrka님의 서재
  • 당신의 몸짓은 개에게 무엇을 말하는가?
  • 패트리샤 맥코넬
  • 16,200원 (10%900)
  • 2011-03-28
  • : 2,566

동물행동학에 관한 책이나, 

동물행동교정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대부분 인간의 시각에서 동물의 문제점을 찾아내고 교정하려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 책은 그런 상식을 통렬하게 뒤집는,


동물행동학에 관한 책이라기 보다는


인문서 혹은 동문서(?)에 가까운 책이다.


개의 행동만을 교정하기 위해 이 책을 읽는다면,


그건 좀 아쉬울 일이다.


이 책은 개 줄의 끝에선 인간의 행동에 대한 교정까지 말하기 때문이다.


우리의 부주의한 몸짓이 개를 얼마나 혼란스럽게 하는지에 대해 그녀는 말한다.


동물행동학자이자 과학자인 저자는 주인으로서, 친구, 부모로서가 아닌


한계를 가진 인간으로서의 자신을 인정한다.


제목을 '개로서 바라보기' 라고 적었지만,


그녀는 인간은 죽어도 '개'가 될 수 없고, 그건 '개'도 마찬가지라고 말한다.


야생보다는 인간세상과 더 친숙한,


꼬리를 흔들며 사람에게 접근하는 개들을 가축화할 수 밖에 없는


한계도 인정한다.


그래서 그럴까


조근조근 설명하는 그녀의 책에서는


인간의 시선을 뛰어넘는 통찰력 있는 문장이나 생각들이 자주 드러난다.


종이 다른 생명체가 함께 공존하며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경이로운 일인지,


그녀는 누구보다 잘 아는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을 읽다보면,


인간이 먹이사슬의 가장 최고점에 올라와 있다고 말하며


다른 생명을 경시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좁고 가난한 시선 속에서 살고 있는가 느끼게 된다.


나도 개를 키우기 전에는 그랬다.


그러나 인간이 아닌 다른 생명체와 함께 살아가면서,


인간적, 인간중심이란 말에 대해 자꾸 되새김질을 하게 된다.


그리고 이 책은 그런 나의 생각을 좀더 깊게, 자주 하라며 지지해준다.


책을 다 읽어갈수록


내가 사는 세계가 점점 넓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국, 프랑스, 아프리카 등의 물질적 거리감이 아니라,


인간이 잃어버리고 사는 시원에 조금씩 가까이 다가가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그건 이제는 많이 퇴색되었지만 그래도 나보다 더 본능적이고, 야생적이고, 천진한


개가 열어준 길인 것 같다.


이 책은 어떤 동물학책 보다 뛰어나고, 통찰력있으며,


인식을 전환시켜 줄 수 있는 책이다.


개를 좋아하지 않아도,


다른 생명과 공존하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읽어봐야 할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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