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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언가 위험한 것이 온다
- 김희선
- 12,600원 (10%↓
700) - 2021-09-17
: 446
3.3
살면서 읽은 것 중 평생 남을 것만 같은 충격을 안긴 책이 몇 개 있다.
이름도 기억 안 나는 초등학교 도서관에서 읽은 홀로코스트 그림책이나 고등학생 시절 봤던 ‘살인의 해석‘이라든지 ‘보리의 바다에 가라앉는 열매‘도 있었고, 또 몇 개의 만화책들과 웹소설 등등, 그리고 그 사이에 바로 ‘무한의 책‘이 있었다.
책을 덮는 순간 내가 ‘뭘‘ ‘읽은‘ 게 맞는지 확인하게 만들었던 말 그대로 미친 소설이었다.
그래서 도서관에서 따지지도 않고 이 책을 빌려온 건 바로 그 작가의 책이기 때문이었다.
첫 시작이 조금 밋밋해서 따분할 정도라 그냥 덮어야 하나 싶던 중에 노인의 불가사의한 죽음이 집중력을 올린다.
그러고는 장소와 시간을 여러 갈래로 분리시켜 복선을 숨기려는 듯 마구 섞어버리는데 글쎄 너무 얄팍한 수라는 생각이 든다.
하나의 시점이 끝날 때마다 덧붙는 이야기가 많지도 않는데다가 썩 양질의 것이 못되어서 긴장감이 더해지지도 않고 무엇보다 큰 줄기가 너무 빈약한 느낌.
책에도 등장하는 ‘보디 에일리언‘ 영화와 거의 같은 내용이라는데 그 영화 외에도 비슷한 내용의 책이나 영화들이 몇 개나 머리를 스쳐갈 만큼 신체 강탈은 이미 너무나 흔해진 소재인데다 거기에 더해진 반전 없이 그대로 마무리되는 결말은 눈을 의심하게 만든다.
이렇게 끝이라니 이게 말이 되나.
너무 큰 기대는 그만큼 실망감을 안기기도 하지만 그리 기대하지 않고 읽었는데 그마저도 충족을 못 시키는 결과에는 화도 나지 않는다.
깊게 깔린 허무함 사이에 영문 모를 어리둥절함과 어이 없음이 끼어들어서 감정의 부피를 엄청나게 키워놨는데 더 곱씹을 건덕지조차 남기지 않은 채 그냥 거기서 접혀지고 마는 그런 이야기.
어떻게 이런 이야기가 탄생하고 말았을까.
아주 많이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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