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수노 AI를 나는 이 책으로 처음 실습해봤다. 제목부터가 좀 과감하다 싶었는데, 막상 읽어보니 이건 그냥 입문서였다. 고차원의 어려움 자체가 없었다. 아니, 책이 쉬운 게 아니라 수노 AI라는 도구 자체가 그랬다. 뒤표지엔 YG 프로듀서, 前 CJ ENM A&R, 삼성전자 AI센터 관계자까지 추천사를 써줬는데, 써준 걸 보면 확실히, 수노 AI를 많이들 활용하는가 싶었다.
책 구성은 크게 두 갈래다. 하나는 음악이 만들어져서 유통사까지 넘어가는 과정과 수익이 나눠지는 구조를 짚어주는 파트다. 다른 하나는 그대로 따라 하면 되는 실습 파트인데, 프롬프트 쓰는 법부터 가사 수정, 반주 추가, 파일로 뽑아내는 것까지 번호를 매겨 스크린샷과 함께 보여준다. 단계마다 그림이 있어서 글만 읽어도 헤매지 않게 짜여 있다. QR코드로 예제까지 넣어놔서 그대로 따라만 하면 된다.

실습 파트를 따라해보니까 진짜 쉽더라. 한글로 전쟁 영화 느낌, 웅장하고 긴장감 있는 오케스트라,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OST 이런 식으로 곡 분위기랑 시대상, 장르만 적어 넣으면 몇 초 안에 곡이 뚝딱 나온다. 이거 진짜 초등학생도 할 수 있는 난이도다. 신기해서 한동안 이것저것 눌러보고 있었는데.. 근데 무료 계정은 하루에 만들 수 있는 곡 수가 딱 정해져 있었다. 상업적 이용도 아예 안 되고. Suno 공식 Rights & Ownership 페이지를 찾아봤는데 무료 플랜에서 만든 곡은 개인적·비상업적 용도로만 쓸 수 있고, 나중에 유료로 전환해도 그 곡엔 소급 적용이 안 된다고 못박아놨다. 기준이 지금 유료냐가 아니라 <그 곡을 만든 시점에 구독 중이었냐>라는 게 좀 까다롭다고 느꼈다.
취미로 재미 삼아 곡 하나 뽑아보는 정도라면 무료 버전도 나쁘지 않다. 근데 이 책 뒷부분에서 다루는 Song Editor로 가사를 세세하게 수정하거나, Studio에서 트랙을 다시 옮겨붙이고 스트링을 얹는 것 같은 작업, 무료 계정으론 애초에 손도 못 댔다. 책에서 보여주는 편집 기능들, 실제로 따라 해보고 싶다면 Pro로 결제 해야 한다. 무료로는 스튜디오가 안된다.

책을 보면서 좀 걸렸던 건, 이 정도로 문턱이 낮은 도구라면 정작 작곡가·작사가 업계에서는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하는 점이었다. 찾아보니 예상보다 논쟁이 크더라. 아티스트 대표자 연합이 <Say No to Suno> 캠페인까지 열어서 이 플랫폼을 노골적인 강탈이라 부르고, RIAA가 메이저 레이블들을 대신해 저작권 침해 소송을 걸어둔 상태였다. 그런데 한 관계자는 "다들 쓰면서 아무도 그것에 대해 말하고 싶어하지 않는 것 같다"고 했다는 기사도 봤다. 겉으로는 반대하면서 속으로는 다들 슬쩍 쓰고 있다는 뉘앙스로 보였다. 책 뒤표지의 <프로 작곡가 준비생부터 부업, N잡 준비하는 일반인에게 추천>이라는 문구가 정직하게 보이기도 했다.
멜론 1위 작곡가라는 저자 타이틀 덕에 신뢰가 가긴 하는데, 책 안에서 이 논쟁적인 부분은 거의 다루지 않고 활용법에만 집중한다. 뭐 어쨌든 입문서니까 그런 선택을 했을 수도 있고. 근데 업계 반응 한 페이지 정도는 껴줬으면 좋았을 텐데... 싶은 마음은 남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