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솔직히 고객제표라는 말을 처음 들어봤다. 재무제표라는 것도 회계나 세무 쪽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보는 숫자표 정도로 알고 있었는데, 숫자에 익숙하지 않다 보니 책을 읽어 봐도 뭐가 뭔지 잘 모르겠다.
책은 <재무제표> 그 위에 <고객>까지 붙였다. 처음에는 이런 것도 있나 싶었다. 찾아보니 일반적인 회계기준에서 쓰는 재무제표 같은, 정식 용어라기보다, 고객 데이터를 재무제표 형식으로 분석하는 관리회계적인 개념에 가깝다고 한다.
그래서 내용이 참 쉽지 않았던 것 같기도 하다. 자본고객, 부채고객, 공헌이익, 고객투자 수익률 같은 말이 계속 나오는데 읽다 보면 참 어렵다. 그래서 반드시 기초 회계 용어를 이해한 사람이 보는 걸 추천한다. 책에서는 고객을 한 명 한 명 구분하고, 거기에 고정비랑 변동비까지 배분해서 수익성을 계산한다. 이게 정말 실제 회사에서 사용하고 있는 건가.

책에서 설명하는 P사의 사례는 그래도 좀 쉽게 이해된다. 이 회사는 전체 영업이익률만 보면 7~8% 정도였다. 숫자만 보면 그럭저럭 괜찮은 회사라고 한다. 근데 고객을 나눠서 보니 자본고객의 영업이익률은 26.5%, 부채고객은 -37.1%였다. 이 숫자를 보니 그렇게 이익률이 높은 것 같지 않았다. 7~8%짜리 평균 뒤에 부채가 이렇게 높을 줄 몰랐다. 그러면 회사의 <평균>이라는 숫자도 사실 별 의미가 없을 수도 있다.
예전에 작은 온라인 쇼핑몰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적이 있는데. 당시엔 신규 고객이 계속 들어오니까 잘되고 있는 듯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니 신규 고객만 늘고 기존 단골은 조금씩 빠져나가고 있었다. 상사 말고는 광고 효과 때문이라고 했다. 매출 숫자만 보고 있을 땐 몰랐다. 지금 생각해보면 책에서 말하는 고객 흐름표, 라는 게 있었다면, 조금은 일찍 이상한 점을 발견했지 않았을까 싶다.
문득 친구 한명이 떠올랐다. 자주 연락했지만, 그 친구와는 오래 가지 않았다. 오히려 뜸했는데도 계속 챙겨준 친구를 지금까지 만나고 있다. 고객도 그런 거 아닐까, 만나는 횟수나 매출액보다 실제로 뭘 남겨주는지가 더 중요할 것이다.

<고객제표> ... 처음 듣는 용어라 싱숭생숭하게 들리기도 했다. 책에서 말하듯, <고객별 비용을 정확하게 배분하려면 데이터가 잘 쌓여 있어야 하고, 그 기준도 회사 안에서 합의되어 있어야 한다. 고정비를 어떻게 나누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도 있다.> 라는 말을 공감하게 된다. 숫자가 정교해 보여도 그 과정에 사람 판단이 들어가기 때문에 고객지표가 더 필요한지도 모르겠다.
이 책은 비전공자인 나에게는 분명 어려운 책이다. 사례와 그래프가 많지만 용어가 익숙하지 않다. 그래서 읽고 또 읽어야 했다. 그래서 실제 사례나 예시가 조금 더 많았으면 좋겠다. 재무나 마케팅 데이터 쪽에서 일하는 사람이면 느낌이 다를 수도 있겠다. 고객이란 단어와 밀접한 사람이라면 당연히 이 책을 보는 걸 추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