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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니
  • 아픈 사람의 99%는 장누수다
  • 강신용
  • 18,000원 (10%1,000)
  • 2026-07-24
  • : 8,630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책을 읽으면서 계속 든 생각인데, 이게 다 장누수 때문이라고 하니까 오히려 좀 의심이 든다. 항생제도 장누수, 진통제도 장누수, 스트레스도 장누수, 심지어 스트레스가 없다고 느껴도 그게 숨겨진 스트레스라서 장누수. 이쯤 되면 뭘 갖다 대도 장누수로 설명이 되는 것 같다. 게다가 장누수라는 단어 자체가 너무 생소하다. 이름만 들으면 장에 구멍이 나서 뭔가 새는 느낌이다.


책을 읽다 보니 내가 생각한 의미와는 전혀 달랐다. 장 점막의 미세한 틈이 느슨해져 원래는 들어오면 안 되는 물질들이 몸속으로 들어가고, 그게 염증과 여러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였다.  물론 저자가 한의사고 임상 사례를 계속 제시하니까 아예 근거 없는 소리는 아니겠지만, 







특히 진통소염제 얘기가 인상적이었다. 책에서는 COX-1과 COX-2라는 효소 얘기가 나온다. 진통소염제가 염증을 일으키는 COX-2만 억제하면 좋겠는데, 위장 점막을 보호하는 COX-1까지 같이 억제해버리면서 장벽이 얇아진다는 논리였다. 속이 쓰리면 제산제를 먹고, 몸이 아프면 진통제를 먹는 일이 나한테도 너무 익숙했다. 약은 증상을 빨리 가라앉혀 주니까 별생각 없이 먹었던 것 같다. 그런데 이런 약들이 장내세균의 균형을 무너뜨리고 장벽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니, 무조건 약이 나쁘다는 뜻은 아니겠지만 적어도 필요 이상으로 의존하는 습관은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장누수라는 병이 양방에서는 인정을 할까? 갑자기 궁금해졌다. 검색을 좀 해봤는데 내과나 소화기내과 쪽에서는 < 장 투과성 증가> 라는 현상 자체는 연구 대상으로 다루긴 하는데, <장누수 증후군>이라는 진단명으로 처방을 내리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한다. 대학병원 소화기내과에서도 이 개념을 질병으로 인정하는 걸까. 찾아보니 <장 투과성 증가> 라는 현상 자체는 연구 대상으로 다루긴 하는데, <장누수증후군>이라는 진단명으로 처방을 내리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한다. 그럼 이 책에서 말하는 장누수는 정식 병명이 아니라 한의학관점에서만 허용되는 별명이라고 보면 되는 것 같다.






그리고 진짜 궁금했던 것 하나가 있는데, 장누수라는 게 말 그대로 새는 거라면,  나도 모르게 방귀가 나가는 것도 장누수일까?  사실 이 질문은 좀 엉뚱할 수도 있다. 책에서 설명하는 개념이 워낙 미시적이다 보니, 내가 일상에서 체감할 수 있는 증상이랑 연결이 잘 안 됐다.  그래서 내가 장누수인지 아닌지 어떻게 알지? 라는 질문이 생긴다면, 책에서 자가진단 체크리스트가 있으니 참고해보면 된다. 


요즘 관절염 때문에 진통제를 먹고 있는데,  처음엔 편했다가 나중엔 오히려 더 위가 빵빵 해지는 느낌을 받는다. 진통소염제의 경우 약제 특유의 위산 억제를 하기 때문에 위산 보호제도 같이 처방을 받는다.  특히 자주 소염진통제를 먹는 경우 장누수가 생길 수 있다는 말이 눈에 띈다. 왠지 주의해야 할 것만 같다. 






책의 강점은 약물 하나하나의 기전을 COX-1/COX-2, 트랜스글루타미나제 항체 이런 식으로 꽤 구체적으로 풀어준다는 점이다. 어려운 용어인데도 일러스트와 도표 때문에 그림이 그려지는 느낌이 든다.


근데 단점도 있다.  첫째는 위에서 말한 것처럼 논리 가 모든 게 장누수로 답을 하다 보니 반증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는 것이고, 둘째는 인용된 임상 사례들이 다 저자 본인의 진료실 경험이라 편향돼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장누수가 있는 환자들만 찾아오는 클리닉이니 당연히 사례가 그쪽으로 쏠릴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이 책을 부정적으로만 보기는 어렵다. 오히려  생활습관에 대한 경각심은 남는다.  약을 너무 쉽게 찾지는 않았는지, 스트레스를 당연하게 여기며 살지는 않았는지, 장 건강을 한 번이라도 제대로 생각해 본 적이 있었는지를 돌아보게 만들었다.



모든 아픔의 99%가 장누수 때문이라는 주장에는 아직도 선뜻 동의하기 어렵다. 의학적으로 더 검증되어야 할 부분도 분명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적어도 하나는 남는다. 장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중요한 기관이라는 것이다. 이 책 [아픈 사람의 99%는 장누수다]는 특히 진통제나 위산억제제를 별생각 없이 오래 먹는 사람들한테는 한번 읽어볼 만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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