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고 잘 지켜보라니. 저자는 마크 트웨인의 말을 빌려 분산투자는 상위 1% 부자들이나 하는 거라 목소리를 높이는데, 틀린 말은 아닌 것 같다. 몇천만 원 가지고 주식이나 채권, 코인, 금에 쪼개 넣어봐야 1년에 손에 쥐는 돈은 몇십만 원 남짓일 테니 말이다.
근데 나는 예전에 주식을 처음 할 때 진짜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았다가 수익을 낸 적이 있다. 물론 저평가된 종목을 확신을 가지고 오래도록 투자했기 때문에 가능한 것 같다. 3년을 묶혀서 그 종목의 브랜드가 소위 떡상을 할때, 되 팔았다. 저자가 집중하고 그 바구니를 잘 지켜라 라 말하는 거는 한 종목만 평생 들고 가라가 아니라 확신 있는 소수 자산에 집중하라는 쪽에 가깝다.
그리고 저자가 말하는 가장 빠른 길이라는 게 미국 주식이랑 서울 아파트뿐일까? 미국주식 좋은 거, 서울 아파트 사두면 안 망하는 거 대한민국에서 모르는 사람이 있나. 문제는 그 당연한 정답을 실행할 수 있느냐 없느냐다. 갭투자를 하려 해도 수억이 들고, 영끌을 하려 해도 DSR 규제에 막히는 게 현실이다. 1억을 모으는 것조차 가능성이 희박한데, 이 소리 듣고 있으면 내가 노력이 부족한 건가 세상이 미친 건가 하는 자괴감부터 든다.

실제로 2020~21년에 미국 빅테크만 들고 있었을 때 기분이 진짜 좋았다. 근데 그 다음 금리 인상 구간에서 한 번 크게 갈등했다. 집중이 이렇게 무섭구나를 느꼈다. 저자는 오늘이 제일 싸다고 말하는데, 그 말 자체가 계속 머릿속에서 맴돈다. 그리고 오늘은 싸고 내일은 더 싸질 수도 있다. 이게 그래서 더 어려운 것 같다. 비싸질때 팔고 싶은거는 누구나가 원하는 심리다.
미국은 절대 망하지 않는다는 표현도 요즘은 공감한다. 당분간은 미국이 맞다는 쪽에 베팅하는 게 합리적인 것 같다. 저자는 그 당분간을 거의 평생으로 보는 것 같고 나는 좀 더 짧은 느낌이긴 하지만 말이다. 내 주위만 봐도 테슬라나 엔비디아 고점에 물려서 밤마다 잠 못 이루는 동료들이 있다.

복잡한 커버드콜이나 합성 ETF를 까내리고 단순한 투자를 권하는 건 참 고마운 지적이다. 요즘 금융사들이 하도 희한한 이름의 상품을 내놓아서 머리가 아팠는데 그 거품을 걷어내 준다. 책에서는 그 4개가 뭔지 간단하게 설명해준다. (책에서 확인하시라)
다만 조금 아쉬운 점은 이 길 아니면 다른 길은 거의 없다는 식의 설명은 조금 아쉽다.. 창업은 배짱 없고, 자영업은 불경기라 어렵고, 결국 직장+미국주식+아파트밖에 없다는 느낌이 강한데, 그럼 서울 아파트 살 돈도 없고 미국 주식도 아직 겁나는 사람은 어떻게 하냐는 질문이 남아버린다. 책을 덮고 나서 재밌었던 건, 처음엔 무엇을 사야 하지를 고민했는데 마지막엔 오히려 무엇을 안 사야 하지를 더 많이 생각하게 됐다.
그래도 <직장인에서 투자자로 확장하라>는 프레임은 제일 와닿았다. 나도 한참 동안 월급 받아서 적금만 넣고 언젠가 투자해야지만 반복하다가 어느 날 갑자기 이제 종잣돈 모였으니 진짜 시작해야겠다 하고 넘어간 경험이 있다. 지금도 ISA는 참 잘 넣어둔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