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평소 인테리어 관련 책들을 들춰보고는 한다. 그런데 이번에 접한 책은 아쉬움과 함께 실용성도 느껴지는, 그런 책이었다.
왜 올컬러로 찍지 않았을까. 흑백 인쇄 탓에 현장에 있었을 사진이 좀 묻혀버린 듯하다. 인테리어는 시각적인 부분이 강한데. 베란다 천장의 누수 자국이나 욕실 문짝이 썩어 들어가는 모습이야 어느 정도 알아볼 수 있는 부분이지만, 매립용 철재 박스와 콘센트 추가 작업의 예시는 어두워서 거의 알아보기가 힘들었다. 문틀 리폼 모습이나 도기질, 자기질 타일은 컬러로 선명하게 봐야 어떤 점이 차이점이고 문제인지를 알 수가 있다.

요새는 책을 쓴 저자가 유튜브 채널도 함께 개설한다. 그래서 책에서 못 다한 아쉬운 부분을 채워주기도 하는데, 그런 연계 채널이 없어서, 조금은 아쉬웠다. 책 속 사진의 한계 때문에 전달력이 좀 깎였다고 할까.
책 속 구성을 보면 질문들은 참 현실적이다. 누구나 궁금해했을 질문들이 많다. 창호 시공 시 앵커 자리 마감 처리는 중요한가요?, 벽지나 필름 위에 페인팅해도 되죠? 같은 질문들은 평소 내가 궁금했던 질문이었다. 요즘 비가 자주 가끔씩 한꺼번에 오는 편이라 습기가 많이 차는데, 환기를 했음에도, 벽지가 젖어 곰팡이가 끼는 부분이 있다. 그래서 벽지 위에 페인팅을 할까. 아니면 벽지를 떼고, 맨 벽에다가 페인팅을 하는 건 어떨까. 고민중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막상 내용을 읽어보면 깊이 있는 하자 대처법까지는 모르겠다. 우레탄폼 얘기도 그렇다. 조금만 더 예시를 두어 세세하게 파고들었으면 좋겠다는 느낌이다. 기술자와 대화가 통할 수준의 지식 위주로 나열되어 있다. 깊은 전문성을 기대했다면 입문자에게 맞춰진 이 책보다는 더 심화 과정의 책이 어울릴 것 같다.
그렇다고 이 책이 아예 별로라는 건 절대 아니다. 완벽한 책은 없는 법이니까. 이 책의 값어치는 눈높이에 있지 않나 싶다. 대단한 기술을 가르쳐주진 않지만, 인테리어를 1도 모르는 사람들이 현장에서 "이거 원래 이런가요?"라고 물어보기가 그럴 수 있는데 (너무 기초적인 걸 질문하면, 업자 측에서 뭘 모르는 사람이구나 하고 인테리어 금액을 더 부를 수도 있으니까;;;) 기초적인 개념들을 짚어주는 면에서는 꽤 좋은 책이다.

특히 ABS 도어와 멤브레인 도어의 차이는 인테리어가 아니어도, 도어를 교체하려는 시기에 맞춰 사람들에게 꽤 유용할 것같다. 그리고 예전 집들의 욕실 문짝 아래가 왜 그렇게 너덜너덜하고 삭아 있었는지, 왜 요즘은 합성수지로 만든 ABS 도어를 필수로 쓰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있어서 좋았던 부분이다. 허니콤 구조로 방음이랑 단열까지 잡아준다는 거는 꼭 알아 두어야 겠다. 책을 보고 처음 알게된 부분들이 제법 된다.
도배 덧붙이기 가능 여부를 정리한 표도 좋다. 기존 벽지가 합지냐 실크냐에 따라 새 벽지를 그냥 붙일 수 있는지, 아니면 겉면의 PVC 코팅을 얇게 포 떠서 벗겨내야 하는지 같은 디테일은 쉽게 알기 어려운 부분이다. 무조건 다 뜯어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실크 벽지도 겉면만 벗겨내면 시공이 가능하다는 점을 알려준다. 근데 그 PVC 벗기는 작업이 은근 손 많이 간다고는 하는데, 그런 얘기는 없다.

책에는 부자재 종류를 정리해 둔 부분도 있는데, 셀프 인테리어를 고민하는 사람들에게는 좋은 체크리스트가 될 것 같다.
책은 깊이 있는 기술 서적이라기보다는, 인테리어 초보라는 느낌을 지우기 위한 책이다. 올컬러가 아니라 눈이 즐겁지 않긴 하지만, 업자들에게 휘둘리지 않고 내 집의 상태를 기초적인 수준에서나마 진단해 보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훑어볼 만한 가치는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