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허리 건강을 다루는 책은 이미 너무 많다. "허리 수술만이 답은 아니다", "운동과 생활습관이 중요하다" 같은 이야기도 이제는 거의 상식처럼 알려져 있다. 그래서 [척추는 습관을 기억한다] 역시 비슷한 내용을 반복하는 책일까 싶었다. 간단히 말하면 다른 책들과 비슷하다. 오래 소장하며 두고두고 펼쳐볼 책이라기보다는, 허리디스크를 겪은 사람이 자신의 경험을 담담하게 풀어낸 건강 에세이에 더 가까운 책이라 일독할 만한 책이다. 그래서 한번에 끝까지 읽게 된다.
저자는 "필요하면 수술하세요."라고 말한다. 사실 이런 말은 의사보다 환자에게서 들을 때 더 설득력이 생길거다. 나와 같은 상황에 있는 사람이 말하는 말은 아무래도 신뢰감이 간다. 저자는 직접 수술을 미루며 버텼던 시간을 후회했고, 그래서 같은 환자의 입장에서 "미련 곰탱이가 하는 충고"라고 표현했다. 나 또한 허리디스크인지 아니면 자세의 문제인지, 오래 걸으면 허리가 아프다. 그래서 수술이라는 고민을 완전히 배제할 수가 없다.
그래서인지 이 부분을 읽으면서 예전 일이 떠올랐다. 어머니와 함께 병원에 갔을 때 대기실에서 한 할머니가 "아는 사람이 목디스크 수술을 했는데 오히려 더 아프다더라."라며 이야기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마침 그날 찾아간 곳은 수술 전문 병원이었고, 의사는 무슨 이야기를 해도 결국 수술 쪽으로 결론을 내렸다. 엄마는 목 때문에 팔까지 아프시다고는 하지만, 여러 병원을 들러서 확인해보지 않은 상황이고, 더구나 허리보다 목이 아닌가. 그 병원은 환자를 사람보다 비용으로 먼저 보는 것 같다는 인상까지 받아 썩 기분이 좋지 않았다. 그래서 아예 취소를 하고 예약금도 반환 받고 다시 집으로 와야했다.
그런 경험이 있어서인지 병원 의사가 적극 권하는 수술은 아무래도 의심부터 하게 되었다. 결국 아프면 수술을 해라. 가 정해진 답인데, 내 몸에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부작용도 있다. 그래서 이 책이 조금 달랐던 이유는 저자가 자신의 수술과 회복 과정을 숨기지 않고 보여줬기 때문이다. 수술 동의서를 작성하던 순간, 유난히 추웠던 수술실, 허리에 달린 드레인을 빨리 빼고 싶었던 심정까지 적어 내려간다. 전문가의 설명이라기보다 실제 환자의 기록이라 더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다른 책과 다른 부분은 수술 전 내 몸의 신호를 데이터처럼 읽는 방법이었다. 디스크를 단순히 뼈 문제로 보는 것이 아니라 수분을 가진 점탄성 구조체로 설명한다. 그리고 어떤 움직임에서 신경이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살펴야 한다는 내용은 다른 책과는 조금 다른 느낌이었다. 이어서 <신경학적 결손 데이터>를 설명하며 수술이 필요한 응급상황을 구분하는 기준도 소개한다. 그런데 이 부분은 조금 아쉬움이 남았다. 용어가 어렵고 설명이 짧은 데다 논문을 직접 찾아보라고 말하는 방식이라, 실제 허리나 목디스크로 고생하는 중장년층이 이해하기에는 다소 어려운 느낌이었다. 차라리 그림이나 좀 더 풀어진 설명이 함께 있었다면 훨씬 쉽게 이해할 수 있었지 않나 싶다.
정선근 교수의 연구와 후성유전학 이야기를 연결하며 "유전자는 총알을 장전할 뿐, 방아쇠를 당기는 것은 환경과 습관"이라는 메시지를 전하는데, 흔한 자기계발식 희망일 수 있지만, 그럼에도 실제 연구와 경험이라 역시는 역시라는 생각이 든다.
개인적으로 이 책을 적극 추천할 정도는 아니다. 오래 소장하며 참고서를 펼치듯 읽는 책도 아니다. 하지만 허리디스크 수술을 앞두고 있는 사람, 혹은 실제 수술을 경험한 환자가 어떤 생각을 했고, 어떤 후회를 했는지 궁금한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읽어볼 만한 책이다. 의학 교과서보다 환자의 일기를 읽는 기분에 더 가깝웠다. 그래서 오히려 주변에 목디스크나 허리 디스크 수술을 고민하는 사람이 있다면, 조금은 더 현실적인 위로와 참고가 되는 책이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