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공인중개사 책이라고 하면 대부분 시험 준비용이거나, 개업 초보자에게 계약서 쓰는 법이나 손님 응대 요령을 알려주는 정도다. 그런데 이 책은 확실히 실무에 특화된 것 같다. <상업용 부동산>으로 분야를 좁히고, 물건을 어떻게 확보하는지부터 시작해서 끝까지 현장 얘기만 한다. 중개사 시험 끝나고 나서야 진짜 궁금해지는 것들, 그러니까 자격증만 따고 막상 뭐부터 해야 할지 막막할 때 필요한 내용이 여기 다 있었다.
<빌딩을 탄다>는 말부터가 신선했다. 오피스 임대 전문 중개사들끼리 쓰는 말인데, 건물 꼭대기부터 한 층씩 내려오면서 입주 업체 파악하고 명함 돌리는 걸 이렇게 부른단다. 근데 진짜 인상 깊었던 건 공실 안내가 붙은 건물 관리소장만 찾아다니는 건 물건 작업도 아니라는 거다. 오히려 공실 없는 건물을 먼저 뚫어놔야 한다는 논리인데, 이유는 단순하다. 나중에 그 건물에서 누가 나가게 되면 그 정보를 관리소장한테서 제일 먼저 듣기 때문이다. 이건 현장을 안 뛰어본 사람은 절대 모를 얘기였다.

소유자를 찾아서 데이터베이스 만드는 부분, 법인 소유일 때 인터넷 검색으로 사업장 주소랑 대표자명까지 뽑아낼 수 있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그런데 등기부등본에서 확인한 정보를 함부로 우편 발송에 쓰면, 개인정보보호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경고까지 넣은 거 보면, 그냥 중개사 영업 팁만 던지는 책은 아닌 것 같다.
강남에서 사무실 임대 3년째 하는 G씨 사례도 있다. 전속받은 건물마다 무조건 현수막 붙이는 원칙을 지키는 사람인데, 공실이 다 채워져서 임대인이 철거해달라고 해도 바로 안 뗐다. 현수막이 일주일만 더 걸려 있어도 문의가 들어온다는 것이다. 이 정도면 원칙보다는 확실히 융통성이 필요한 듯 보인다.

전대차 부분은 개념이 확실히 정리됐다. 공유오피스가 왜 전대차가 가능한 물건만 찾는지, 동의 없이도 계약 자체는 가능한데 정작 전차인이 사업자등록 낼 때 임대인 동의를 요구받는다는 그 흐름은, 법 조문만 봐서는 절대 와닿지 않을 것이다. 시가표준액이나 감정평가액 같은 개념도 뒤에 짧게 나오는데, <탁상 감정>이라는 말이 눈에 띈다. 현장을 안 가고 서류만으로 추정한 감정가라는데, 이게 은행 대출 한도를 판단하는 데에 쓰인다니 서류 하나로도 감정이 되는구나 싶었다.
3달 정도 이론 공부하면서 용도지역, 임대차, 감정평가까지는 나름 안다고 생각했는데, 정작 그 다음은 이 책 보고서야 그림이 그려진다. 확실히 현장을 근무해본 사람이 쓴 실무책이 도움이 많이 되는 구나를 느낀 책이었다.
